달러인덱스 100선 하회…2023년 7월이후 처음금 현물가격 사상최고치…안전자산 수요 몰려셀 USA 기조…연은 총재 "투자자 선호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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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가치가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확실한 무역정책으로 '셀 USA' 기조에 따른 달러 매도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00선이 무너졌다.12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역외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4% 떨어진 1427.45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1423.31원까지 떨어졌다.달러인덱스는 99.915로 전장보다 1.027포인트(1.017%) 급락했다. 달러인덱스가 장중 1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2023년 7월이후 처음이다. 지난 1월만 해도 110선을 넘어섰는데 트럼프 정부가 관세 전쟁에 나서기 시작한 이후 달러 약세가 가속했다.미국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3.1bp(1bp=0.01%포인트) 급등한 4.523%를, 30년물 국채금리는 7.6bp 오른 4.927%를 기록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6.7bp 오른 3.914%에서 움직이고 있다.달러와 채권 가격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금 현물 가격은 장중 1.4% 급등한 3219.84달러까지 상승,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금 현물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20% 넘게 오르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상호 관세 부과를 본격화한 이후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하자 안전 자산인 금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해석된다.특히 미국의 불확실한 무역정책과 더불어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미국 자산에서 빠져나가려는 투자자들이 대거 발생, 달러가 상당한 압력을 받는 상황이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1~50%에 달하는 상호관세 정책을 90일간 유예하고 10% 기본관세만 적용했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율을 125%에서 145%로 상향했다.중국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종전 84%에서 125%로 상향했다.연방준비제도 내 매파로 꼽히는 닐 카쉬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안전한 투자처로 미국을 멀리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미니애폴리스 총재는 "세계 투자자들은 그간 미국을 최고의 투자처로 여겨왔고 그런 구조가 존재할 때는 미국이 무역적자를 지속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라며 "하지만 이제 무역적자가 축소된다면 이는 미국이 더 이상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라고 투자자들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한 "관세가 급격히 인상되면 달러 강세가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금처럼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투자자들의 선호가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에 좀 더 신빙성을 부여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환율이 급변함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은 환율에 개입할 뜻을 시사했다.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유럽 금융시장 안정을 위협할 경우 개입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11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ECB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보유한 (시장 안정) 수단을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라가르드 총재는 또한 "유럽, 특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는 채권을 포함한 시장 인프라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모든 시장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과거에도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위해 필요한 적절한 도구를 마련해 왔다"면서 "둘 중 하나는 다른 하나 없이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