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넘보던 원·달러 환율 간밤에 급락…1450원대 초반 횡보트럼프 취임 이후 달러화 약세 계속…ECB "달러 신뢰도 훼손돼"美증시는 '롤러코스터'…주가 하락에 환차손까지 '이중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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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계엄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선보이고 있다. 2024.12.4 ⓒ정상윤 기자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이 간밤에 급락하면서 145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달러화 약세 기조로 돌아서면서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주가 하락과 환차손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23분 기준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가)보다 3.00원 하락한 1451.00원을 나타내고 있다.환율은 전날보다 2.4원 내린 1454.0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1450원대에서 점차 하락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0.09을 기록하고 있다. 장 중 한때 99.7로 밀리기도 했는데 DXY가 100 이하를 기록한 것은 종가 기준 2023년 7월18일 이후 처음이다.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125% 관세를 부과하는 등 공격적인 무역 정책을 펼치면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달러화 가치는 7% 이상 하락했는데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주에만 2%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트럼프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관세정책이 달러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랑수아 빌르두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최근 몇 주간 일어난 일은 미국 통화에 대한 신뢰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예측 불가능성이 미국 내 신뢰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비판했다.이처럼 '약달러' 기조가 짙어지면서 서학개미로 불리는 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들은 향후 수익 실현 시 환율 변동성을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당장 미국 주식이 반등해도 수익 실현 후 원화로 환전했을 때 예상했던 수익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얘기다.최근 뉴욕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음에도 서학개미의 매수세는 멈추지 않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43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82% 늘어난 수치다.그러나 연초 이후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37조 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을 장기간 보유하는 서학개미의 투자 성향을 고려하면 보유한 주식의 평가손실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서학개미들이 사랑하는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주가도 한 달간 15%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에 향후 수익 실현 시 발생할 수 있는 환차손까지 감안해 보다 다양한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 전략이 적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안전자산에 해당하는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이는 방향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