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0개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코로나19에 2월부터 4월까지 온라인 간편식 매출 52% 신장온라인 사업 매출액 2021년 2조3000억원 목표
  • 최근 유통업계의 화두는 ‘위기’다. 수년간 소비가 줄어드는 경제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닥치면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를 ‘기회’로 삼으려는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패러다임이 변하는 순간에는 늘 변화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았다. 위기를 양분으로 기회를 찾는 유통기업들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모든 오프라인 점포가 온라인 전초기지로 탈바꿈할 것이다.”(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홈플러스가 ‘전국 점포망’을 무기 삼아 온라인 배송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전국 140개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물류센터로 바꾸고,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강점을 융합한 ‘스페셜’ 매장을 지금보다 5배 늘리기로 했다.

    ‘속도가 곧 생명’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빠른 배송을 실현하기 위해 점포를 ‘총알 배송 기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점포를 장보기와 온라인 배송이 공존하는 ‘쇼킹(shopping+picking)’ 매장을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실행 중이다. 각 점포별로 갖추고 있는 상품 저장 공간 등을 배송에 알맞은 형태로 바꿔 나가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넘는 ‘올라인’(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뛸 것”이라는 임 대표의 의지에 따라 현재 100여 개 점포를 온라인 배송이 가능한 점포로 바꿨다. 2021년까지 전국 140개 전 점포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여기에 지난해부터 인구가 밀집한 곳에 있는 일부 점포는 물류 기능과 규모를 보다 업그레이드한 이른바 ‘풀필먼트 센터(Fulfilment Center)’를 구축했다.

    홈플러스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에 있는 3개 점포를 풀필먼트 센터로 구축해 온라인 주문에 대응하고 있다. 매장 위에 벨트 컨베이어를 설치한 롯데마트와 달리 내부에 배송 전용 공간을 따로 만들어 벨트 컨베이어를 설치했다.

    풀필먼트 센터는 대형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서나 볼 수 있는 벨트 컨베이어 같은 자동화 시설을 내부에 접목한 신개념 마트다. 단순하게 물류 기능을 입힌 일반 점포에 비해 많은 양의 주문을 소화해 낼 수 있다.

    FC를 구축한 홈플러스 계산점은 하루 온라인 배송 건수가 200건에서 1450건으로 7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 매출 증가율은 250%, 당일배송율은 80%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보인 바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오프라인 장보기에서 온라인 장보기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이 같은 전략은 더욱 중요해졌다.

    실제로 홈플러스 온라인몰에 따르면 2월부터 4월까지 간편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관이 용이한 냉동 및 상온 간편식 매출이 각각 69%, 50% 올랐고, 냉장 간편식은 39% 늘었다. 마트에서 직접 조리해 배송하는 델리 상품도 99%나 가파르게 성장했다.

    온라인 쇼핑 주문이 늘어나면서 홈플러스는 배송 차량을 한시적으로 기존 대비 15% 늘리고, 점포 인력도 온라인 포장 작업 지원에 투입해 늘어나는 온라인 주문에 대응하고 있다.
  • 코로나19로 외식보다 집밥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며 ‘밑반찬’에도 힘을 싣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대형 유통채널 최초로 40여 종의 반찬류를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즉석반찬 전문점 서비스 ‘삼청동식탁’을 론칭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3월 론칭 당시 3개 매장에서 운영됐던 ‘삼청동식탁’의 매출은 5%에서 현재 10% 수준으로 성장했다. 4월과 5월 전체 즉석조리식품의 온라인 매출신장률을 약 10% 끌어올리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오프라인 매장의 유휴 공간을 활용한 △개인 창고 서비스(Self Storage) △공유 주방 △공유 오피스와 같은 사업을 통해 매장을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오픈마켓 플랫폼 강화 등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도전을 통해 2018년 6000억 원 수준이던 온라인 사업 매출액을 2019년 1조원, 2020년 1조6000억원, 2021년 2조3000억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송승선 홈플러스 모바일사업부문장은 “늘 앞서 움직이는 온라인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중요한 것은 사업 규모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꾸준한 지원과 발상의 전환이 어우러진 ‘똑똑한 투자’”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서 있는 그 자리에,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모든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변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