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고점 대비 25%대 급락…다섯 거래일 중 하루꼴 5%대 등락신용융자 34조·반대매매 두 자릿수…레버리지 ETF에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급증결제주기 단축, 담보 부담 줄이지만 준비 없인 새 리스크"후선업무 자동화·외환 인프라·단계적 도입…미국처럼 준비할 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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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6월 22일 9114.55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지 3주 만에 지난 13일 6806.93까지 곤두박질쳤다. 낙폭은 25.3%. 장중 기준으로 보면 낙폭은 더 크다.

    6월 19일 장중 고점 9385.59에서 7월 13일 장중 저점 6783.43까지 27.7% 빠졌다. 그리고 이틀 뒤인 15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427.58포인트(6.24%) 뛰어올라 7284.41에 마감했다. 

    실제로 올 들어 이날까지 131거래일 가운데 등락률이 5%를 넘은 날이 27일이다. 다섯 거래일 중 하루꼴로 증시가 널뛰었다는 뜻이다. 특히 6~7월 두 달 새에만 이런 날이 12일에 달했다.

    빚을 내 주식을 산 사람들도 여전히 시장에 많이 남아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24일 38조6328억원까지 불어나며 연중 최대치를 찍었다. 이후 다소 줄었지만 14일 기준으로도 34조7078억원에 달한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6월 9일 10.5%(금액으로는 1698억원)까지 치솟았고 7월 9일에도 10.2%까지 재차 급등했다. 증시가 출렁일 때마다 빚투 청산이 반복적으로 쏟아진 셈이다.

    여기에 지난 5월 27일 나온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변수를 하나 더 얹었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을 보면 출시 이후 6월19일까지 개인 자금 8조2000억원이 두 종목 레버리지 ETF로 몰렸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순자산총액(AUM)은 6월10일 4조8400억원에서 6월19일 9조1500억원으로 열흘 새 불었는데 이 중 3조6000억원은 신규 자금이 아니라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액 증가분이었다. 

    문제는 구조다. 목표 배율을 유지하려는 리밸런싱 거래가 주가 움직임과 같은 방향으로 이뤄지다 보니 변동성을 스스로 증폭시키는 메커니즘이 상품 안에 내장돼 있다. 실제 6월19일 SK하이닉스가 하루 2.9% 오르자 리밸런싱에 따른 추가 매수만 현물·선물 합쳐 5300억원가량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AUM이 커질수록 이 영향도 비례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 사이드카 37번 중 18번, 2000년 이후 역대 서킷브레이커 13번 중 5번이 이 상품 출시 이후에 나왔다.

    시장 반응도 뜨거웠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상품 도입을 "주식시장을 비정상적인 카지노 도박판으로 만든 최악의 결정"이라고 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이 상품이 증시 변동성을 키워 투자자 피해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에 "증권신고서를 수리하기 전에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후회한다"고 말했다. 

    이런 판에 금융위원회는 15일 업무보고에서 결제주기 단축(T+1) 로드맵을 10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면업무보고를 보면 2027년 중(잠정) T+1 전환을 목표로 외환 · 자본시장 시스템과 제도를 전면 정비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협조를 끌어내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다. 결제 기일을 하루 줄이면 위험노출 기간이 짧아지고 담보 부담도 준다. 미국이 2024년 5월 T+1로 넘어간 뒤 청산기금 규모가 23% 줄고 당일승인 비율이 73%에서 95%로 뛴 걸 확인할 수 있다. 효과는 분명하다.

    문제는 미국이 그 성과를 거두기까지 들인 준비 기간이다. 미국은 전환 전부터 산업 전체가 공동 테스트를 돌리고 메모리얼 데이 연휴 직후 이중결제일 같은 예외 상황에 대비해 산업통합지휘소까지 가동했다. 그런데도 국경 간 거래를 하는 역외 투자자의 외화 조달 부담이나 상품 간 결제주기 불일치에 따른 새로운 리스크는 피하지 못했다.

    반면 국내 자본시장은 아직 T+2 체계이고 후선처리 체계와 외환 · 수탁 인프라 개편 논의는 걸음마 단계다. 당일승인 체계 정착을 위한 메시지 표준화, 외환 · 증권 결제 간 시차 문제의 독립적 정책과제화, 인도식 단계적 도입 방식 참고 등 검토가 필요하다.

    결제주기가 짧아지면 시장은 더 빨리 돌아간다. 평온한 장세라면 효율성이 늘어난다는 뜻이지만, 지금처럼 빚투와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을 뒤흔드는 국면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결제까지 하루 당겨지면 반대매매 처리 시간도, 투자자가 숨 고를 여유도 함께 줄어든다. 

    변동성을 줄이자고 만든 제도가 오히려 변동성이 가장 큰 시점에 들어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두 달 새 절반 가까이 몰린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지금 이 변동성 위에서 결제주기를 단축하려는 만큼 그 준비 만큼은 철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