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출자-지분인수 길 열렸지만 투자 소극적자체 핀테크 육성·핀테크기업 제휴 위주 지원핀테크·비금융 제휴 새비즈니스·M&A 모색해야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지난해 정부가 금융회사들의 핀테크회사 인수를 가로막는 규제를 풀어주면서 금융사와 핀테크기업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금융사들이 핀테크업체를 발굴하고 키워주는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외부 핀테크 회사와 제휴를 맺는 수준에 그쳐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의 핀테크 투자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도입한 이후 은행 등 금융권의 핀테크 발굴과 지원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금융회사의 출자 대상인 핀테크기업을 Negative(네거티브) 방식으로 확대하고, 핀테크 업무를 부수업무로 영위할 수 있도록 원칙을 제시했다. 핀테크 투자가 실패할 경우 제재 감경·면책 기준도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이후 금융사들은 자본력을 앞세워 핀테크 기술은 있지만 자본과 정보가 부족한 기업들을 지원하고 업무제휴를 맺기 시작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5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구축하고, 디지털 혁신 10대 과제를 선정했다.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과 협력해 우수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해 산업을 키운다는 ‘상생’ 전략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당시 핀테크 기업을 직접 인수하거나 타 업종과 적극적인 디지털 협업을 추진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과감히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소상공인 매출 관리 플랫폼 개발운영사인 한국신용데이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소상공인을 위한 전용 비대면 상품 개발에 나섰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전국 55만개 사업장에서 쓰이고 있는 종합경영관리서비스 ‘캐시노트’의 운영사로 우리금융의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의 1기 기업이다. 

    신한은행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핀테크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대표 전자지갑 업체인 모모·VN페이·페이요 등과 협력해 전자지갑 대출, 공과금 송금 서비스 등을 내놓는 등 베트남 모바일 시장에서 저변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베트남판 카카오톡인 ‘잘로’와 업무제휴를 맺고, 신용카드 발급과 신용대출 영업도 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퓨처스랩 인도네시아를 출범하고, 해외 스타트업 육성을 확장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공유 오피스 1위 업체인 COHIVE와의 업무협약식도 진행했다. 신한금융과 COHIVE는 현지 스타트업 발굴, 육성에 대한 정보공유와 VC투자 연계 등 다양한 방면의 협업을 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역시 중국 현지법인인 중국유한공사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과 제휴해 모바일대출 ‘마이지에베이’를 선보이며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더존비즈온과 '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업고객에게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더존비즈온은 ERP(전사적자원관리), 그룹웨어, 정보보호 등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이 핀테크기업 자체 발굴과 외부 제휴 등의 소극적인 투자에서 발전해 지분출자나 인수 등의 적극적인 투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핀테크 회사나 비금융기업들과의 제휴를 강화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충분한 자본력을 무기로 저평가된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에 대한 M&A 기회를 모색할 시점”이라며 “이를 통해 비용구조 개선과 영업기회 발굴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