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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심내 서울권역 등에 주택 13만2000호를 추가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환영의 뜻과 함께 아쉬움을 나타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누적된 주택매수 대기수요를 고려하면 13만2000호가 추가 공급된다고 해도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주택 매매시장 공급불안 일정부분을 해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우선 수요층에 공급확대 시그널을 보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며 "다만 희망고문이 되지 않도록 조속한 시일내 후속조치가 신속히 마무리 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는 신규공급물량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급물량 전용면적이 명확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추가공급하기로 한 주택 13만2000가구가 30평 아파트 기준인지 아니면 12평짜리 청년·신혼부부 주택인지 불명확하다"면서 "태릉CC든, 용산정비창이든 다 똑같다. 원룸만 잔뜩 넣어서 숫자 카운팅만 높였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발표시점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최신영 실장은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먼저 발표하고 규제대책을 이후에 순차적으로 했더라면 지금처럼 집값이 급등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미련을 남겼다.
송 대표 또한 "이번 공급으로 주택매매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로 접어들겠지만 대기수요자들의 임대시장 이전으로 임대차시장 불안요소는 더욱 증폭됐다"면서 "세제개편중 거래세를 보완, 수정한다면 추가공급에 대한 극적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또 도심 고밀화가 마치 정책목표인 것처럼 설정된 것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가뜩이나 빽빽한 도심을 고밀화할 경우 뒤따를 부작용에 대한 염려가 컸다.
실제 4일 발표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보면 '고밀화'·'고밀개발'·'고밀재개발'이란 단어가 곳곳서 포착된다. '복합개발'도 같은 맥락이다.
△노후단지를 고밀로 재건축해 도심내 공급 △종상향(준주거 등)을 통해 고밀개발 △고밀개발을 통해 편의시설·공공주택 단계적 공급예정 등 '고밀'이란 단어만 22번 반복된다.
최신영 실장은 "고밀재건축은 물론 공공관리방식과 지분참여방식 등 세부논의가 조속히 이뤄져 실제 운영되는데 혼란이 없어야 한다"면서 "최근 정부가 지속적으로 대책을 발표하고 보완하면서 일선 공무원들조차 해당내용을 다 숙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용적률을 높인다면 당연히 공급되는 주택수도 덩달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불가피한 상황에 고밀공급을 계획했다면 좀 더 시간을 갖고 부작용은 어떻게 해소할지 사회적 논의를 했어야 옳았다"고 충고했다.
가장 흔한 사례로 인근 주거지역에 대한 일조권·조망권 침해를 꼽았다.최신영 실장은 "예상을 웃도는 주택공급물량으로 시장에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고밀개발 경우 일조권 악화나 정주여건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특히 층고제한이 풀려 50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지면서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신중한 검토를 요구했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무분별한 도심 고밀화는 단기적으로 주택공급확대 효과를 가져오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오히려 정주환경과 도시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양적증가가 질적악화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사전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상업지역을 종상향해 주거시설을 짓는다고 가정했을 때 이격거리 등 건축법을 따를지, 민법을 적용할지 상호논의가 됐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교통 등 기반시설의 한계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기존 도로망이 저밀도 구도심에 적당히 맞춰져 있을 텐데 그곳에 아파트를 수천가구를 때려 박는다고 한다면 교통혼잡은 불 보듯 뻔하다"며 "요즘은 1000가구당 자동차 1000대라고 가정하는 게 맞다. 무엇보다 대중교통 확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