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포털 ‘다음’ 넘기고 업스테이지 지분 확보 ‘빅딜’시너지 내기 힘든 포털 대신 유망 AI 우군 확보에 방점김범수 창업자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 … 경영복귀 신호 해석도
  •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데일리DB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데일리DB
    카카오가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흡수합병한지 12년만에 매각한다.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지분을 얻는 대가로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AXZ 지분을 넘기기로 한 것. 그동안 카카오톡과 함께 간판 역할을 해왔던 주요 서비스인 포털 서비스를 매각하는 이번 ‘빅딜’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미래 전략에 대한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

    AI 시대 경쟁에서 주력인 카카오톡 서비스와 포털 서비스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보다는 떠오르는 신진 AI 사업자를 우군으로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카카오, 업스테이지 등에 따르면 양사의 ‘빅딜’은 지난해 말 주요 경영진이 접촉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협상을 주도했다. 양사의 이해가 일치하게 된 것에는 김범수 창업주의 강한 의지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상징 같은 서비스 ‘다음’을 매각한다는 판단은 전문경영자의 판단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라며 “AI로 재편되는 플랫폼의 경쟁 속에서 ‘다음’을 품고 가기 보다는 업스테이지와 전략적 동반자의 관계를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AI는 카카오의 고민이었다. 자체 개발 AI인 ‘카나나’는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었고 포털 ‘다음’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다. 최근 포털에 AI 서비스를 더하는 트렌드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카카오는 작년 정부의 독자 AI파운데이션모델(독파모) 프로젝트에서도 예선 탈락했다.

    반면 업스테이지는 국내 AI 스타트업 중 가장 유망한 곳으로 꼽힌다. 업스테이지는 최근 정부의 독파모 프로젝트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 컨소시엄을 재치고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빅3에 포함된 곳이기도 하다. 

    시너지를 내기 힘든 ‘다음’보다는 유망한 AI 스타트업의 지분 확보를 통한 우군 확보가 더 유리하다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번 MOU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카카오와 업스테이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이는 김범수 창업주가 센터장으로 있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의 역할 강화와 맞물려 있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카카오의 중장기 전략 및 투자우선순위 조정 등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다. 김범수 창업주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진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미래전략담당으로 합류하는 등 본격적인 친정체제가 구축됐다. 

    반면 그룹의 또 다른 컨트롤타워였던 CA협의체는 기존 4개 위원회, 2개 총괄, 1개 단 체제에서 ‘3개 실, 4개 담당’ 구조로 개편하며 대폭 축소됐다. ‘옥상옥’ 구조를 해소하면서 미래이니셔티브센터의 위상이 공고해졌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김범수 창업주가 지난해 10월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정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으며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는 점이 주효했다. 그는 최근 카카오 신입사원 교육 현장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2년만의 공개 행보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빅딜’을 김범수 창업자의 화려한 복귀 신호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직접 나서서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포괄적 지분교환이라는 ‘빅딜’을 성사시킨 바 있다는 점에서 오랜 경쟁자인 네이버와 카카오 창업주의 엇갈린 미래 전략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