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편의점 등 실적 곤두박질 코로나19 직격탄… 오프라인 줄폐업에도 규제 벽 갈수록 ↑ "규제, 일시적 효과, 업계 부담 덜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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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올해 2분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면서 유통업계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불황에 따른 경기 침체와 온라인 쇼핑의 성장세,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이 규제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2분기 실적 '죽쒔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4조459억원,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98.5% 감소했다.

    백화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6665억원, 43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2.3%, 4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마트는 매출 1조4650억원, 영업손실 578억원을 기록했다. 통상적인 유통업계 비수기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임시휴점과 단축영업,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제한 등이 실적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감소하고 43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신세계가 분기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한 건 2011년 인적분할 이후 처음이다. 백화점 매출과 영업이익은 3539억원, 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56.3% 감소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백화점, 이마트의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코로나19 수혜 업종으로 거론됐던 편의점업계도 예외없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5491억원으로 2.1%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44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슈퍼와 호텔, H&B 등을 뺀 편의점 부문의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전년보다 19.2%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입출국 여행객이 지난해와 비교해 사실상 제로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면세점업계도 초토화됐다. 호텔신라 면세점 사업부문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474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디에프도 3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 주요 소비채널의 부진으로 화장품, 패션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3770억원,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9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오롱FnC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14% 감소한 2334억원, 6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뷰티 선봉장인 아모레퍼시픽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4%, 67% 감소했고 애경산업은 1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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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프라인 옥죄기 어디까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21대 국회는 개원 이후부터 유통 관련 규제를 쏟아내는 중이다. 지난 5월 문을 연 21대 국회에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은 2개월 여 만에 7건에 달한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유통법 개정안은 이런 정치권의 시각을 가장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는 평가다.

    이 법안에서는 기존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면세점을 비롯해 대기업 프랜차이즈 가맹점까지 포함해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심지어 규제 존속기한도 완전 폐지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홍익표 의원이 지난 2일 발의한 유통법 개정안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복합쇼핑몰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을 추가하고 출점시 상권영향평가 대상업종의 확대 및 지역협력 이행실적 공포, 상업보호구역 확대 및 상업진흥구역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유통업계는 치명타가 불가피하다. 이미 대형마트 의무휴업 도입 이후 성장곡선이 꺾이고 수익성이 악화된 사례도 있다. 유통업계가 최근 점포를 폐점, 매각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롯데마트는 올해 총 16개 점포의 폐점을 추진으로 2분기에만 천안 아산, 양주, VIC신영통 3개점 문을 닫았다.

    이런 상황에 규제까지 강화된다면 유통업계의 성장동력은 명맥을 찾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이에 한국패션산업협회는 지난달 27일 패션기업과 협력업체 등 270여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휴업 입법 저지를 위한 서명 요청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복합몰마저 주말 문을 닫으면 국내 패션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실제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여성 캐주얼과 남성 의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9%, 23.0% 감소했다.

    업계에선 유통산업의 각종 규제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진작 정책은 소상공인들과 지역상권 보호에는 성과가 있었으나 일시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온라인 판매금지 품목 허용, 대규모점포의 영업시간 완화, 의무휴업일과 영업제한 시간 온라인 배송 허용 등을 통해 업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