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1인가구 증가·코로나19 3중고사회적 거리두기 격상까지… 외식경기 최악허리띠 졸라매고 매물 쏟아지고
  • ▲ 지난달 30일 서울 등 수도권을 대상으로 '2.5단계 방역 조치'가 시행되면서 외식업계가 큰 타격
을 입고 있다.ⓒ연합
    ▲ 지난달 30일 서울 등 수도권을 대상으로 '2.5단계 방역 조치'가 시행되면서 외식업계가 큰 타격 을 입고 있다.ⓒ연합
    구조조정의 계절이 찾아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는 단지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고 있다. 소비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업의 대표적 업종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지속가능경영 가능성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위기는 곧 인력 감축, 희망퇴직 등 다양한 고용불안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유통, 외식, 숙박, 여행업 등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대표 업종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업계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소비 트렌드 변화, 1인 가구 증가, 경기 침체 등에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을 줄이면서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외식업체들은 임직원을 감원하거나 매장을 폐쇄하는 등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까지… 외식경기 최악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외식산업경기지수는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2014년 71.91에서 지난해 67.51까지 매년 낮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터진 올해 1분기 59.76으로 급락했다가 긴급 재난지원금으로 2분기 들어 64.11로 다소 회복됐다.

    하지만 3분기에는 다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등 카페는 물론 빵집 등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이 한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제한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과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로 최근 외식업 매출은 60% 이상 떨어졌다. 전국 66만 곳의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17~23일 소상공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어든 85%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재난지원금이 대부분 소비된 시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더 이상 버텨낼 체력이 바닥난 업체들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점포는 대체로 임대료가 높은 곳에 있는 데다 인건비도 적지 않은데 방문객이 감소하면서 이익을 내기 어려워졌다"면서 "한계점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도 최근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영세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고용을 축소하고 임대료를 연체하는 등 폐업이 눈앞에 이르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며 "정부가 현 사태를 초래한 방역방해 세력에 대한 엄단과 함께 피해 소상공인 업종에 대한 임차료, 인건비 지원, 세금 감면, 전국민 긴급재난금 조속 지급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 ▲ 애슐리 매장 전경ⓒ이랜드잇츠
    ▲ 애슐리 매장 전경ⓒ이랜드잇츠
    ◇ 허리띠 졸라매고 매물 쏟아지고 

    자영업자, 중소 외식업체에 비해 유동성이 좋은 대기업 외식업체도 코로나19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으면서 구조조정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고정자산이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가 하면 급여를 자진 반납하는 극약 처방까지 냈다.

    이랜드이츠는 본사 직원부터 주 1회 이상 자율적 무급휴가를 한시적으로 시행 중이다. 앞서 김완식 대표는 직책 수당을 포함한 급여의 50%, 임원은 30%, 조직장은 직책수당을 반납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30여 개의 매장을 폐점하고 브랜드 전략도 재편하고 있다. 신규 투자 역시 필수적인 경우에만 진행하고 있다.

    CJ푸드빌도 정성필 대표명의의 생존을 위한 자구안을 발표하고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유동성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임원진 급여 삭감, 직원 무급휴가, 투자 중단, 신용보증기금 자금 지원 등의 자구안이다. 신세계푸드도 수익성 제고를 목표로 매장을 대거 정리하는 등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공식적으로 구조조정을 부인해왔으나 CJ푸드빌은 최근 뚜레쥬르를 매물로 내놓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매각자문사로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하고 사모펀드 운용사 등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난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커피전문점 브랜드 투썸플레이스를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도 했다.

    앞서 토종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 미스터피자와 커피전문점 마노핀 등을 운영하는 MP그룹 경영권이 국내 중견 사모펀드 운영사 티알(TR)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되기도 했다. 브랜드 론칭 30년 만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파파이스 한국법인,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할리스커피 등 매각이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당장 올해 하반기 상황도 내다보기 힘들다"라면서 "사태가 계속된다면 다수의 외식 업체들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