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발 脫석탄 정책에 56개 공공기관 "시금고 은행 선정때 반영" 선언정권발 정책리스크에 금융권‘좌불안석’…우리은행 2273억원 대출, 시중은행 중 1위은행들, 각종 금고 입찰 따내기 위해 석탄 지원 발 뺄까 고심중
  • ▲ ⓒ권은희 의원실
    ▲ ⓒ권은희 의원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금고 선정시 석탄사업에 투자 하지 않는 은행에 운영을 맡기기로 잇달아 선언하면서 은행들의 석탄발전 투자에 변화가 생길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 2015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석탄·화력발전사업에 대출해준 금액은 총 9172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은 6년여간 총 7건의 석탄화력발전사업에 모두 2273억원을 지원해 은행 중 가장 활발한 지원을 해왔다. 2017년 고성하이 석탄화력 발전사업에 150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 3월 호주 Worsley 석탄발전소 리파이낸싱에 308억원, 그 다음 달 베트남 응이손 2 석탄화력발전사업에 651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2018년 6월에는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과 호주 밀머랜 석탄화력발전사업 리파이낸싱에 각각 74억원과 184억원의 대출을 해줬다. 지난해 2월에는 GS동해전력 석탄화력발전 리파이낸싱에 746억원을, 6월에는 인도네시아 찌레본(Cirebon)2 석탄발전사업에 160억원을 지원했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은 6년 간 3곳에 2239억원을 대출해줬다. 지난 2016년 12월 고성하이 석탄화력발전사업에 1880억원을, 2018년 3월에 호주 석탄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300억원을, 같은 해 6월에는 삼척화력 발전사업에 59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KB국민은행도 6년 동안 고성하이 석탄화력발전사업에 2052억원을 투자했다.

    하나은행 역시 같은 기간 호주와 베트남, 국내 고성과 삼척 등 국·내외 6곳의 석탄발전사업에 총 1880억원을 지원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2016년 고성석탄화력발전사업과 2018년 삼척석탄화력발전사업에 각각 684억원, 44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6년 사이 석탄사업에 지분투자도 511억원을 실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전국 50여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은 금고 운영 은행 선정평가에 ‘탈(脫)석탄’ 배점을 추가하고, 탈석탄을 선언한 은행에 금고 운영을 맡기겠다고 엄포를 놨다. 기후 위기와 재난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를 대량 발생시키는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에 금고 운영을 맡기지 않겠다는 의미다.

    은행들은 우량 고객인 지자체와 교육청의 엄포를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자체 금고 시장은 국내 은행들의 가장 큰 사업 영역 중 하나로, 그 규모만 453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의 금고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341조5775억원인데 여기에 17개 시도 교육청(약 70조5960억원), 지자체 산하 공사와 공단(약 28조2274억원)과 출자·출연기관 금고(약 12조5507억원)까지 합치면 전체 규모는 453조원에 이른다.

    이 중에서 탈석탄 금고 선언에 동참하는 56개 기관의 연간 예산 규모는 148조8000억원이다.

    실제로 충청남도를 시작으로 지자체와 교육청들이 예산 운영을 맡길 금융사를 선정할 때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투자 실적을 평가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이같은 탈석탄 흐름에 바짝 긴장했지만 이에 비해 지방은행은 한시름을 덜게 됐다.

    경남은행이나 대구은행은 지난 6년 간 석탄화력발전사업에 지원한 금액이 없고, 부산은행도 300억원 수준에 그쳐 시중은행보다 탈석탄 금융 우대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공적 금융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은 시중은행을 압도하는 석탄사업투자를 해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7년 4월 인니 Cirebon2 석탄화력발전에 2923억원을, 이듬해 4월에는 베트남 Nghi Son 2 석탄화력발전에 1365억원을 대출해 총 4288억원을 지원했다.

    산업은행도 2015년 새만금 집단에너지사업 리파이낸싱에 165억원을 대출해준데 이어 삼척과 북평,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사업 등에 총 3721억원을 투자했다.

    기업은행은 2018년 삼척화력발전사업 프로젝트금융에 15억원을 대출하고, 211억원 규모를 지분투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환경단체와 해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을 비롯해 지자체의 탈석탄 금고 선언,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기조까지 맞물려 은행들의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며 “앞으로 은행들은 원자력과 석탄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