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1조 확대에도 전문인력 양성 등 R&D 분야 25% 감소우주·항공·천문학과 입학생 감소세… 산업 취업 기피도 심화韓 우주예산 美의 0.9% 수준… 기술 美·中에 크게 뒤처져2040년 우주산업 시장 1조1000억달러… "인재 양성 위한 지원 절실"
  • ▲ 지난 4월 24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돼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뉴시스
    ▲ 지난 4월 24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돼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올해 우주항공청을 정식으로 출범시키며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에도 관련 예산은 미국의 1% 미만에 불과하고 인력 양성 예산마저 삭감됐다. 글로벌 우주산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인재 확보의 어려움이 계속된다면 우주 강국의 목표는 물론 산업 구조까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우주항공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전년 대비 27% 증가해 1조 시대에 접어들었으나 우주 분야 전문인력 양성 등 연구·개발(R&D) 분야의 예산은 올해 93억5000만원에서 내년 69억5000만원으로 25% 줄었다. 교육현장부터 업계에 이르기까지 인력 확보가 핵심이지만 예산 삭감으로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현재 우주항공 관련 학과의 대학생 수가 감소 중이다. 2019년 우주·항공·천문 관련 학과에는 2925명이 입학했으나 지난해에는 2052명으로 약 30%가 감소했다.

    입학생 수가 감소와 함께 우주 분야 졸업생들의 관련 산업 취업 기피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우주 분야 석·박사·박사후 과정 졸업생들의 우주 산업 취업률은 20%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석사 수료 후 취업률 2021년 19.6%, 2022년 20.7%를 기록했고, 박사 수료 후 취업률은 2021년 19.5%로 증가한 후 2022년에는 16.3%로 감소했다. 박사후 과정 수료 후 취업률의 경우 2021년 28.6%에서 2022년 22.2%로 급감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지난 5월 개청한 우주항공청이 향후 인력 정원을 채우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항공청은 총 293명 중 약 60%인 168명만 근무 중으로 알려진다. 나사(NASA) 직원 수는 약 1만8000명으로 우주항공청이 인력을 모두 채운다고 해도 NASA의 6분의 1 규모에 불과하다. 
  •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유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41027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유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41027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더욱이 우리나라의 우주 예산 규모는 글로벌 우주산업 경쟁에 참여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고 핵심 기술 수준도 주요 국가들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우주 예산은 6억달러(약 8000억원)로, 미국(695억달러)의 0.9%, 중국(161억달러)의 3.7%, 일본(31억달러)의 19.4% 수준이다. 또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주 예산 비중은 한국이 0.03%로, 미국(0.28%), 일본(0.1%), 중국(0.09%)보다 낮다.

    이렇다보니 기술도 크게 처졌다. 우리나라의 우주 관측 및 센싱 기술 수준도 미국(100%)과 비교하면 65%에 불과했다. 유럽연합(EU, 92.5%), 일본(81%), 중국(80%)보다 낮다. 우주발사체 핵심 기술인 대형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 기술 수준은 미국(100%)에 비해 55% 수준으로 중국(86%), 일본(82.5%), EU(80%)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우주산업은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혁신에 의해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브로맨스를 보이고 있는 일론 머스크가 가장 힘을 주는 사업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내년에는 우주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2040년 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1조1000억달러(1513조93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모았다. 우주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안보와 산업 측면에서 큰 잠재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곽신웅 국민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는 "기계공학 전공자 중심인 우주공학 전공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전자, 통신, 물리, 소재 분야 전문가들의 유입이 필요하다"면서 "국내 인력만으로는 부족해 국내외 해외 전문인력이 필요하며 정책적 지원도 함께 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우주항공청은 이달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달 탐사 2단계(달 착륙선 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32년 달 착륙을 목표로 달에 보낼 착륙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10년간 약 5300억원을 투입하며, 달 표면 연착륙 실증과 과학기술 임무수행 등을 통해 독자적인 달 표면 탐사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