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스틸·이노빌트·H CORE·울트렉스·럭스틸·듀라 등 브랜드 다양화 고강도강·내진 철강재·강건재·컬러강판·공구강 등 제품활용 세분화 생존을 위한 치열한 마케팅 시대로 전환, B2B도 변하는 추세 반영
  • ▲ 현대제철 직원이 자동차 강판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현대제철
    ▲ 현대제철 직원이 자동차 강판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현대제철

    대표적 B2B 업종인 철강업계가 차별화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품별 브랜드 론칭을 통해 세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철강제품을 잇따라 브랜드화하면서 B2C 못지않은 마케팅 전쟁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철강제품의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가 포스코의 기가스틸이다.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강판이다.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서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980MPa(1기가파스칼) 이상이어서 ‘기가스틸’로 불리운다.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프리미엄 자동차용 강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알루미늄 등 대체소재에 비해 경제성과 경량화는 물론 높은 강도로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다. 가공성도 우수하기 때문에 알루미늄 부품보다 더 복잡한 형상의 제품도 구현할 수 있다.

    포스코는 기가스틸 전용 강판공장을 준공한 지난 2017년 처음으로 자동차강판 판매량이 900만톤을 돌파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915만톤, 900만톤을 기록하며 고부가가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노빌트는 강건재 시장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이다. 포스코는 2019년 11월 고객사와 함께 강건재 통합브랜드인 ‘이노빌트(INNOVILT)’를 선보였다. 건설시장에서의 철강제품 차별화를 위해서다.

    강건재는 빌딩, 주택과 같은 건축물이나 도로나 교량 등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사용된 철강제품을 말한다. 이노빌트(INNOVILT)는 혁신의Innovation, 가치의 Value, 건설의 Built를 결합한 합성어로, 친환경성과 독창성을 담은 미래기술 혁신을 통해 강건재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현대제철도 차별화된 브랜드 론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7년 11월 내진 철강재 브랜드인 'H CORE'를 론칭했다. 내진 철강재를 통해 안전가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H CORE'는 지진의 충격을 흡수해 지각의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성능을 지닌 제품이다. 일반강재 대비 높은 에너지 흡수력·충격인성·용접성 등의 특성을 지녀, 이를 건축물에 적용할 경우 외부 충격으로부터 거주자의 안전도를 높이는 효과를 갖는다.

    2012년 50만톤에 불과하던 내진 철강재 판매는 2015년 들어 100만톤을 돌파하는 등 다양한 건축물에 적용되고 있다. 한국도 지진에서 안전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그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공모전을 통해 탄생한 H CORE는 '현대제철이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들어 나가는 중심(CORE)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일에는 고강도강 브랜드인 울트렉스를 론칭했다.

    현대제철의 울트렉스(ULTREX)는 ULtra+sTRength+EXcellent의 단어를 조합해 ‘외부 충격에 강한 단단한 철’ 이라는 의미로, 강도와 성형성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충격에 강한 초고장력강으로 자동차 내외판, 구조재 및 섀시 부품이 요구하는 특성에 최적화된 핵심소재로, 포스코의 기가스틸과 정면 대결하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다.
     
    울트렉스에 포함된 강종은 현재 개발 중인 3세대 강판 4종을 포함해 센터필러, 프론트 범퍼빔 등 자동차 주요 부위에 쓰이는 31종의 강종이 있다.
     
    울트렉스의 대표적인 강종으로는 MS(MartenSitic)강, ACP(Advanced Complex Phase)강 등이 있다.

    현대제철은 이 강종들 외에도 미래 핵심강종인 3세대 강으로 주목 받고 있는 AMP강, Q&P강을 울트렉스 강종으로 개발 중이다. 3세대 강은 기존에 개발된 초고장력강 보다도 한층 높은 인장강도와 연신율을 보유해 높은 충격 흡수는 물론 고성형성을 요구하는 부품에 널리 쓰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내마모강 브랜드인 웨어렉스(WEAREX)를 출시했다. 고객 맞춤형 자동차 소재 서비스 브랜드 H-SOLUTION(에이치솔루션)을 지난해 선보이기도 했다.

    동국제강의 대표 브랜드는 럭스틸이다. 합병 이전인 2011년 유니온스틸이 론칭한 철강업계 최초 컬러강판 브랜드다. 다양한 기능성, 미려한 디자인까지 갖추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이다. 세계일류상품에도 선정되며 해외시장 확대에도 힘을 내고 있다.
     
    동국제강이 지난 2018년 개발한 항균 컬러강판 '럭스틸 바이오'도 눈길을 끈다. 럭스틸 바이오는 특수 금속 세라믹 항균제 및 특수 첨가제를 이용하여 살균효과 및 항균효과를 극대화한 컬러강판으로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의 서식을 억제한다. 항균성뿐만 아니라 청정기능(탈취)까지 갖춰 인체에 무해하며 반영구적인 살균효과를 제공한다. 

    특수 처리를 통해 단색 컬러강판뿐만 아니라 다양한 패턴의 프린트 및 입체 질감 컬러강판에 구현이 가능해 디자인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수술실·제약회사·의료용 냉장고·요양병원·반도체 공장·쇼케이스·업소용 냉장 등 생활과 밀접하거나 세균에 민감한 공간의 내외장재로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세아그룹은 세아창원특수강에서 공구강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신제품 개발의 일환으로, 내수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차별적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브랜드는 DuRAH(듀라)와 DuMAC(듀맥)이 대표적이다. 공구강에서 가장 중요한 품질인 내구성(Durability)의 Du로 시작되는 이름을 갖고 있다. 내구성의 향상을 통해 고객의 금형 수명을 보장하는 차세대 공구강 메이커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열간공구강은 마지막 글자가 HOT의 H, 냉간공구강은 COLD의 C로 끝나게 작명함으로써 시각적으로 열간과 냉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듀라는 표준강종 STD 61보다 열간 경도와 충격 인성 등이 월등하게 향상된 프리미엄 제품군과 용도별로 필요한 특성을 극대화했다. 듀맥은 표준강종 STD 11보다 경도와 인성 등이 월등하게 향상됐으며, 실수요가들의 소재 가공 시 추가 비용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철강업계가 잇따라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시장별, 제품별 경쟁도 더욱 세분화되고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브랜드 론칭이 많아지고 있다”며 “회사 이름으로만 영업 및 마케팅하던 시대가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들과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브랜드화하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 ▲ 포스코의 기가스틸이 적용된 전기차 모델.ⓒ포스코
    ▲ 포스코의 기가스틸이 적용된 전기차 모델.ⓒ포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