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구매 후 30일 내 무료환불 서비스 악용 사례 부쩍 늘어구매, 환불 반복하는 경우도… 커뮤니티서 수법 공유하기도쿠팡도 환불 잦은 소비자에는 강경 조치… 계정 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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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에서 맥북을 구매해서 20일 사용 뒤에 환불하려고 하는데 잘 해주나요?”

    한 IT기기 관련 카페에서 올라온 질문이다. 해당글에는 앞선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댓글이 달렸다. 수차례 구매, 이용 후 환불받는 방식으로 제품을 쓰고 있다는 경험담도 자랑스럽게 남겨졌다. 

    이른바 쿠팡의 유료멤버십 ‘로켓와우’의 30일 무료반품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례다. 쿠팡은 최근 ‘묻지마 환불’이 늘어나면서 상당한 피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쿠팡 등에 따르면 최근 ‘로켓와우’를 악용한 ‘묻지마 환불’은 적지 않은 규모로 추정된다. 포털 네이버의 검색창에 쿠팡을 치면 ‘묻지마 환불’ 검색어가 자동완성 될 정도다. 

    쿠팡의 유료맴버십 ‘로켓와우’는 무료 배송 및 캐시 적립을 비롯해 30일 내 무료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잘못 구매하거나 단순 변심일 경우는 물론 제품을 개봉하고 사용하던 것까지 30일 이내 모두 반품을 받아주다 보니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통상 환불, 반품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송료가 무료라는 점도 ‘묻지마 환불’이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묻지마 환불’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방법은 비슷하다. 해당 제품을 체험해보고 싶거나 처음부터 구매 의향이 없이 여러 제품을 돌려가며 단기간 이용하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30일이 되기 전에만 환불요청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쿠팡은 상품군마다 차이는 있지만 정품 홀로그램, 택(TAG), 라벨을 제거하거나 훼손해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정도가 아니면 환불을 모두 받아주고 있다. 

    실수로 구매한 소비자들을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가 블랙컨슈머로 인해 악용되는 케이스다. 

    이런 ‘묻지마 환불’은 고스란히 쿠팡의 부담이 되는 중이다. 배송·반송 과정에서 로켓배송이 동원되는 것은 물론 반품된 제품의 처분도 상당한 손실이다. 

    쿠팡 관계자는 “반품 받은 제품은 검수를 거쳐 재포장 상품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고객에게는 반품상품임을 알리고 중고상품 가격으로 할인해 판매한다”고 말했다. 

    이때문인지 쿠팡도 블랙컨슈머에 대해서는 과감한 조치를 취하는 분위기다. 현재 쿠팡 측에서는 고객의 비정상적 반품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경우에 한해 해당 계정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주문이 불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서비스의 허점을 노린다는 면에서 여전히 근본적 처방은 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최근 제품을 빼낸 뒤 상자만 반송시키거나 신선식품을 수백번 환불한 소비자를 고소한 바 있다”며 “서비스의 허점을 노리는 블랙컨슈머에 과감한 대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