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수요 회복으로 ABS 등 제품 스프레드 '호황'LG화학, 사상 최대 실적… 금호-한화도 호실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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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영업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또 다른 대형 석유화학업체들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고 있다.코로나19가 확산한 초기에는 전 세계 경제활동이 사실상 멈추다시피 해 석화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이후 경제활동이 소폭 재개되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화학소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14일 업계에 따르면 10월2주 고부가합성수지(ABS) 스프레드는 t당 972달러를 기록했다. 다양한 모양의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ABS는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내·외장재 등에 주로 쓰인다.현재 스프레드 수준은 1년 전인 지난해 4분기 평균 t당 472달러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같은 양의 ABS를 팔았을 경우 전보다 이익이 두 배 이상 남는 셈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올해 초 t당 3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ABS 스프레드는 이달 초 한 때 t당 100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이는 최근 ABS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가전제품의 내·외장재로 쓰이는 ABS의 수요도 덩달아 뛴 것으로 분석된다.업계 한 관계자는 "ABS의 경우 과거 특수를 누렸던 2010년과 2017년보다 지금이 더 호황"이라고 말했다.바닥재·창호 제품 등에 주로 쓰이는 폴리염화비닐(PVC) 수요도 크게 늘었다. 10월2주 기준 PVC 스프레드는 t당 533달러로, 200~300달러 수준이었던 2018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코로나19를 피하기 위해 외부활동을 줄이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인테리어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포장재의 원료인 폴리올레핀(PO) 스프레드도 올해 1분기에는 t당 519달러였지만, 10월1주에는 t당 1770달러까지 뛰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과 음식 포장·배달이 늘어난 결과다.이밖에도 마스크 필터의 원료인 폴리프로필렌(PP), 손 세정제와 관련된 아세톤, 의료용 장갑의 재료로 쓰이는 NB라텍스 등 다른 코로나19 관련 화학제품의 가격도 꾸준히 급등하면서 연중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면서 급락했던 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BR) 수요도 회복하고 있다.석유화학업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주요 화학제품 수요 회복으로 추석 연휴 기간에도 공장을 최대치로 가동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다.12일 LG화학은 올해 3분기 902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 3487억원에 비해 158% 급증한 수준이다.매출액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인 7조5072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은 12.0%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매출액(6조8989억원)은 8.81%, 영업이익률(5.05%)은 6.96%p 높아졌다.현대차증권은 "LG화학이 ABS와 NB라텍스, PE 등 주력 제품의 강세로 컨센서스를 20% 이상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특히 ABS 스프레드는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2분기 기준 ABS의 매출 비중은 29%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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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NB라텍스 시장점유율 1위인 금호석유화학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3분기 영업이익은 192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686억원에 비해 180%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5.62%에서 16.9%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의료용 장갑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동률이 상승, 마진이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금호석유화학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달까지 NB라텍스 생산량을 추가로 6만t 증설할 예정이다. 기존 생산량 59만t과 합산하면 국내에서 최대 생산 규모(64만t)를 보유하게 된다.한화솔루션도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PVC 등의 뚜렷한 수요 회복으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524억원에 비해 35.4% 증가한 20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률은 6.24%에서 8.85%로 2.61%p 높아질 전망이다.LDPE의 경우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판매가 늘었다. 여기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여파로 현지 기업들의 생산차질이 발생하면서 마진이 개선됐다는 진단이다. 태양광 사업부도 출하량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재 석유화학업황의 가장 큰 특징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전방업체의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수요 호조를 반영해 전반적인 제품가격 상승과 마진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언택트와 관련된 소비가 증가하는 등 역설적 수요가 발생했다"며 "치료제 개발도 언제가 될 지 가늠할 수 없는 만큼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석유화학 산업의 특성상 수혜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