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동반 3%대 급락 마감비트코인도 8만 달러선 붕괴…6%↓원·달러 환율도 20.4원 오른 1463.4원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전국주지사협회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전국주지사협회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2월 국내 증시가 급락 마감했다. 간밤 엔비디아가 8.5% 급락 마감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박이 진영 가리지 않고 동시 다발적으로 이어지며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코스피 코스닥 등 국내 증시를 비롯해 원화값, 코인 시장이 동반 폭락하는 등 검은 금요일을 보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8.97p(3.39%) 급락한 2532.78에 거래를 마쳤다. 1월에 이어 강한 반등세를 이어가던 2월 증시가 미국의 관세 압박에 출렁이며 10거래일 만에 2600선을 내줬다.

    이날 시장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1조5530억 원, 2830억 원을 매도했다. 기관 역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6160억 원, 1240억 원을 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다수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3.20%)를 비롯해 SK하이닉스(-4.52%), LG에너지솔루션(-4.99%), 삼성바이오로직스(-3.71%), 현대차(-3.74%) 등이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알테오젠(-3.61%), HLB(-3.46%), 에코프로비엠(-11.19%), 에코프로(-5.61%), 레인보우로보틱스(-12.74%) 등 대다수 종목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이 코스피 이전 상장 철회 소식을 공시한 이후 12% 이상 급락하는 등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환율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전일 주간 거래 종가 대비 8.0원 오른 1451.0원에 개장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20.4원 오른 1463.4원으로 집계됐다.

    암호화폐 시장도 크게 무너졌다.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6.05% 하락한 7만9611달러를 기하면서 8만 달러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시총 2위 이더리움과 4위 리플 역시 8% 안팎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하루만에 코스피가 80포인트 넘게 하락하는 이유로는 트럼프 대통령 관세불안, 미국 반도체지수 폭락 등이 거론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합성 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유예 중인 25% 관세를 예정대로 내달 4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같은 날 중국에 대한 10%의 추가 관세도 예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도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에 대한 관세는 예정대로 발효됐지만 우방국 멕시코와 캐나다의 경우 극적 합의 끝에 관세 발효가 유예됐다.

    이에 중국은 지난 10일 미국산 석탄·액화천연가스에 15% 관세를, 원유·농기계 등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보복 관세 조치를 단행했다. 내달 예고된 추가 관세도 그대로 부과되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20% 늘어나게 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26일 백악관에서 집권 2기 첫 각료회의를 열고 EU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며 관세율은 25%가 될 것이며 자동차와 대다수 품목이 포함될 것이라 밝혔다.

    EU 역시 이에 즉각 반발했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대변인은 "EU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에 대한 장벽에 맞서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언제나 유럽 산업과 노동자, 소비자를 정당화될 수 없는 관세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 대변인은 그러면서 "유럽은 대화와 개방, 호혜주의를 지지한다"며 "규칙을 준수한다면 우리는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우리 소비자와 기업들 또한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우려가 3월에 심화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코스피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코스피는 2600선을 중심으로 저점을 확인하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면서도 "2600선 이하는 또 한 번의 비중 확대 기회로 판단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