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침체-정유 약세 불구 고배당 기조지난해 배당금 1만8500원으로 가장 높아… 배당수익률도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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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당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현대중공업지주가 올해도 고배당 정책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선업황이 여전히 어려운데다 정유부문도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배당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업계에선 현대글로벌서비스 성장세에 힘입어 고배당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증권사들이 추정한 현대중공업지주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9조6922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26%, 99%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기순손실은 20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조선업황 침체 속에서 유가하락으로 정유부문의 부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2분기 현대중공업지주 매출액은 전년비 41.3% 감소한 4조58억원, 영업이익은 48.4% 하락한 104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3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다만, 어두운 실적 전망에도 여전히 배당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 보통 4분기 말인 12월에 배당기준일, 배당락이 확정돼 시기상 10월은 배당의 계절로 통하는데, 대표적 고배당주인 현대중공업지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배당정책에 차별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지배구조 특성상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지주회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는 대부분의 수익을 종속기업에 기반을 둬 배당재원이 수동적일 수밖에 없음에도 배당을 비롯해 주주환원에 비교적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기대수익률이 예상되는 기업으로 현대중공업지주을 언급했다.

    올해 2월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만8500원을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증시 배당금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배당수익률 역시 7.43%로 배당금 상위종목 10개 회사 중 2위를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2월 창사 이래 첫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추진하면서 앞으로 3년간 배당성향을 7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주주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이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해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업황 악화로 현대중공업지주가 올해 결산배당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올해도 역시 고배당이 기대되는 이유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성장세 덕분이다. 

    현대중공업지주도 중장기 배당정책의 변화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배당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고 대글로벌서비스의 경우 성장이 기대돼 내년에 올해보다 많은 배당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스크러버 수주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이익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순이익은 2017년 400억원에서 지난해 890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627억원을 내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힘쓰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지주의 100% 자회사로 배당을 실시하면 모두 현대중공업지주로 흘러들어간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 수익원인 현대오일뱅크가 상반기 순손실 4785억원을 냈음에도 고배당 정책이 가능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현대중공업지주 배당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황 정상화 속도는 지연되고 있으나,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