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3.5→3.1% 하향… 코로나19 장기화 불가피서비스업 타격 지속… 소비 0.3%P↓·건설투자 1.1%P↓"바이든 美대통령 당선 효과, 상향·하향요인 동반""화이자 백신개발, 내년 말에나 폭넓은 조기 보급될 것"
  • ▲ 내리막 경제전망.ⓒ연합뉴스
    ▲ 내리막 경제전망.ⓒ연합뉴스
    "바이든, 화이자 효과는 아직 두고 봐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p) 낮춰잡은 3.1%로 내다봤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재확산·장기화로 민간소비와 서비스업이 받는 타격이 내년 말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고 보수적으로 판단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다자주의를 내세워 글로벌 교역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조 바이든 당선인 효과나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예상을 뛰어넘는 예방효과 등은 이번 분석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 바이든 효과는 긍정·부정적 요인이 동반되고 화이자 개발 백신은 광범위한 보급에까지 이르는 로드맵이 아직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KDI는 11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전망했다. 지난 9월 수정전망 발표 때(3.5%)보다 0.4%p 낮춰잡았다. KDI는 지난 5월 전망에선 3.9%로 내다봤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경기회복이 제한된 수준에 그칠 거라는 관측이 이어진 셈이다.

    KDI는 내년에 세계경제가 서서히 회복된다는 전제하에 분석을 진행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세계경제가 5.2% 성장할 거로 예상했는데 올해 마이너스(-)4.4%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성장률이 급반등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삼았다. 내년 원유 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45달러 안팎, 원화가치는 2% 수준에서 절상될 거로 전제했다.

    KDI는 내년 우리 경제가 상품수출 개선에도 더딘 내수회복에 발목을 잡힐 것으로 분석했다.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활동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4.3%로 큰폭의 감소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도 반등폭은 2.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9월 전망치(2.7%)보다 0.3%p 하향 조정했다.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소비 회복이 더딜 것으로 봤다.

    총수출은 세계경제 회복과 맞물려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하면서 상품부문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4.2% 감소한뒤 내년 3.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9월(3.4%)보다 0.2%p 낮춰잡았다. 다만 제조업 위주의 상품수출은 3.7%로 9월 전망을 유지했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며 세계교역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KDI는 바이든 효과를 보수적으로 본 셈이다. 

    조덕상 KDI 연구위원은 "바이든 후보 당선은 세계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한국경제에는 상향요인도, 하향요인도 동시에 있다"며 "좀더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어 이번 전망에는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국제무역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그의 친환경주의가 산업에 따라선 강도 높은 환경규제로 이어질 개연성도 적잖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 경기 위축.ⓒ연합뉴스
    ▲ 경기 위축.ⓒ연합뉴스
    KDI는 내년 설비투자는 4.7% 증가를 예상했다. 상품수출 개선에 따른 제조업 회복으로 올해(6.0%)의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거라는 관측이다.

    건설투자는 토목부문에서 양호한 증가세가 지속되고 주택건설의 부진도 완화하면서 올해(0.0%)보다는 높은 2.0% 증가를 기록할 거로 봤다. 다만 9월 전망치(3.1%)와 비교하면 1.1%P나 내렸다. 정부가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위주로 투자를 늘릴 계획이지만, 건설 부진이 이어질 거로 분석했다.

    경상수지는 교역조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승용차 등 내구재소비와 설비투자의 수요 증가로 수입이 늘면서 올해(624억 달러)보다 감소한 579억 달러 흑자를 낼 거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올해(0.5%)에 이어 0.7%의 낮은 상승세를 이어갈 거로 내다봤다. 디플레이션(수요 부진으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수는 서비스업 부진으로 올해 17만명 감소한데 이어 내년 10만명쯤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올해 4.0%, 내년 4.1%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KDI는 "최근 세계적으로 코로나19 2차 유행의 대처가 원활하지 못하다. 감염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 성장세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조기에 광범위하게 보급된다면 서비스업 부진이 완화되고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KDI는 최근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 효능에 대한 기대치와 관련해선 "(화이자의) 백신 개발이 완료된게 아니고 자세한 로드맵이 공개되지 않아 제한적이다. 부작용에 대한 검증도 필요해 보인다"면서 "관건은 광범위한 조기 보급이다. 개발로만 치면 중국, 러시아도 백신개발 소식이 있었다. (코로나19 백신은) 내년 말에나 폭넓은 보급이 이뤄질 거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