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소주 세계화' VS 롯데칠성음료 '내수 시장 확대'코로나19 악재에 위기 극복 나서포스트 코로나 준비로 국내 시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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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트진로
    2021년 신축년은 유통업계에 있어 각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는 반면, 백신 및 치료제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이어지는 과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이 과정에서, 경쟁도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새해 새롭게 재구축되는 업체간 경쟁구도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새해 사업전략이 갈린다. 하이트진로는 진로 수출 확대로 ‘소주 세계화’를 가속화하고, 롯데칠성음료는 '내수용 시장'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이고 내실을 다진다는 각오다.

    ◇ 하이트진로 'K-소주'  박차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하이트진로의 매출은 거침이 없다. 하이트진로의 2020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2% 급증했다. 매출 또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8% 늘어난 1조7397억원을 기록했다.

    참이슬에 진로이즈백이 더해진 소주부문 영업이익이 견인한 실적이다. 소주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2% 늘어난 1297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테라 출시를 계기로 맥주 부문 영업이익이 2019년 마이너스 414억원에서 2020년 398억원으로 흑자 전환된 영향도 컸다.

    하이트진로는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 2021년을 ‘소주 세계화’를 위한 원년으로 삼기 위해 활발히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문덕 회장 역시 신년사에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테라, 진로의 지속성장과 소주 세계화를 가속화해야 한다”며 소주 수출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진로 출시 이후 수출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있었지만, 그동안 국내 공급 안정에 집중해왔다. 앞으로는 진로 수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소주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소주 세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 소주 세계화를 선언한 뒤 수출국가를 늘려 현재 80여 개국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현지 교민 등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는 수준이어서 하이트진로의 소주사업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에 그쳤다. 

    특히 소주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일본에서 침체를 겪으면서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박문덕 회장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주목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20년 12월 진로의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해 싱가포르에서 버스 광고를 시작하는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진로는 지난해 싱가포르 내 글로벌 증류주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서는 등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에도 현지법인을 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데 이 덕분에 동남아시아에서 소주 판매량은 최근 몇 년 동안 연평균 20% 이상 성장했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소주제품 ‘참이슬’과 ‘청포도에이슬’ 등은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유통채널 대부분에 입점해 있다. 동남아시아는 한류 열풍과 함께 소주를 접하게 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여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소주가 아직 생소한 미국에서는 과일 소주 위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접근하기 쉬운 과일 소주로 입맛을 길들인 뒤에 일반 소주 등으로 판매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국내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유흥과 가정시장에서 모두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 맥주 시장 1위 탈환과 함께 진로, 참이슬 투트랙 전략을 통한 소주 시장 지배력 더욱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 ▲ ⓒ롯데칠성음료
    ▲ ⓒ롯데칠성음료
    ◇ 롯데칠성음료, 집으로 파고든다… '내수 시장 확대'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1~3분기 소주 1781억원, 맥주 60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류 시장 경쟁 심화로 전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대비 소주는 25%, 맥주는 7.9% 감소했다. 지난해 음료와 주류 부문을 통합하고 실적 개선에 주력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하반기에 들어 반전을 이뤄냈다. 3분기에는 매출이 일부 회복된 가운데 각종 비용절감 효과가 아우러지면서 모처럼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특히 올 3분기 주류부문(롯데주류)은 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2017년 1분기(68억원) 이후 14개 분기만이다.

    롯데주류가 모처럼 흑자를 낸 배경은 올해 주류시장의 트렌드가 예년과 확연한 차이를 나타낸 게 컸다. 코로나19로 인해 주류시장을 양분하던 유흥시장의 축소로 고정비용이 줄었고 상대적으로 가정용 마케팅비 지출은 크게 늘지 않으면서 손익개선 효과를 본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 새해에도 내수시장을 더욱 강화하며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 국내 소비자의 술·담배 지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 가운데 주류와 담배 지출액은 4조2975억 원으로 1970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도 가정용 주류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올해 내내 이어지면서 가정용 및 언택트 관련 제품의 수요가 늘어난 유통가를 중심으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과 집에서 모임을 갖는 ‘홈파티족’을 겨냥해 처음처럼 매출 신장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비용 효율화를 통해 이익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코로나가 지속되며 가정용 시장으로 무게중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는 시점부터는 마케팅 활동을 재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같이 끌어 올리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