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에 브렌트유 71달러 돌파항공사, 유가로 환율 방어 이젠 못한다전운 고조에… 방산·정유사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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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미 원·달러 환율 1450원대 중반이 사실상 '뉴노멀'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유가까지 급등 조짐을 보이자 국내 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대외 변수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곧바로 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는 그 직격탄을 맞는 대표 업종으로 꼽힌다.◆ 무섭게 치솟는 국제유가20일 뉴욕상업거래소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핵무기 포기 시한을 10일 내로 제시하면서 급등세를 보였다.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71.66달러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대비 1.9% 오른 수치다. 종가 기준으로 7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1.9% 상승한 배럴당 66.43달러에 장을 마쳤다. 불과 한 달 전 배럴당 약 58달러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1개월 만에 약 13%나 상승했다.외신들은 만일 양국 간 군사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이란이 중동 원유 수출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3분의 1이 해당 해협을 지난다.환율도 불안하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51.0원으로 출발했다. 전 거래일 종가 기준 대비 5.5원 올랐다.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1400원대 중반 환율이 뉴노멀이 된 상황에서 중동발 리스크가 추가되면 환율이 더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 ▲ 국내 항공사들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직격탄을 맞게될 전망이다.ⓒ뉴데일리
◆ 항공사, 유가로 환율 방어 이젠 못한다항공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국제 유가 안정세 덕에 일정 부분 실적을 회복했다. 고환율 부담은 이어졌지만 유가가 비교적 안정 흐름을 보이면서 유류비 증가폭이 제한됐고, 국제선 수요 회복과 맞물려 상반기 부진을 보완했다.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형성됐다.그러나 최근 유가 반등은 이 같은 회복 흐름에 제동을 걸 전망이다.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유류비 비중은 통상 20~30%에 달한다. 유가가 오르면 항공유 가격이 곧바로 상승하고, 항공기 리스료·정비비·보험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상 환율 상승은 추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고환율이 상수로 굳어진 상황에서 유가까지 오르면 비용 전반이 압박받는 이중 부담이 현실화된다.저비용항공사(LCC)는 단거리 중심 구조와 치열한 가격 경쟁 탓에 운임 인상 여력이 제한적이다. 유류할증료 조정이 가능하지만 소비자 부담 확대는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항공사들은 대응책으로 연료 효율이 높은 최신형 기재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형 항공기는 기존 기종 대비 연료 소모량을 10~20%가량 줄일 수 있어 단위당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기재 현대화는 중장기 전략에 가깝다. 항공기 도입과 리스 계약이 대부분 달러로 이뤄지는 만큼 고환율 환경에서는 투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유류비 절감을 위한 투자가 단기적으로는 또 다른 비용 요인이 되는 구조다.결국 항공사들은 노선 효율화, 운임 전략 조정, 유류 헤지 관리, 기단 현대화 등을 병행하며 대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비용 상승 압력은 불가피하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국제 유가 급등은 항공업계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 ▲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정유·방산, 전운 드리운 중동에 … 수혜 기대반면 정유·석유사들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매출 확대 기대감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오전 10시 기준, S-Oil은 전 거래일 보다 7100원(6.40%) 오른 11만8000원을 오가며 거래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8400원(7.08%) 뛴 12만7000원, GS는 2400원(3.28%) 오른 7만5600원을 오간다.방산업계 역시 전운 속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수록 각국의 국방비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러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특히 중동은 국내 방산 기업들의 핵심 수출 시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의 수출이 확대돼 온 가운데, 긴장이 고조될수록 무기체계 도입과 방공·미사일 방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같은 중동 리스크에도 업종별 희비는 엇갈린다. 항공업계가 유가·환율 동반 상승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한 반면, 정유·에너지 기업은 유가 상승 수혜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방산업계 역시 국방비 확대 가능성에 따른 중장기 수주 확대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습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단기적 긴장에 그칠 경우 유가와 환율은 빠르게 안정을 찾겠지만 충돌이 장기화되거나 확전될 경우 항공·물류·운송 업종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정학 이슈를 넘어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와 수익성 지형을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