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통 3그룹 실적 일제히 악화… 영업이익 감소 이어져홈쇼핑 업체는 일제히 수익성 성장, 롯데하이마트·GS리테일 선방신성장 동력 확보 위한 변화도 활발… 올해 실적 회복 기대감
  • ▲ 백화점에서 명절 선물을 고르는 모습.ⓒ뉴데일리DB
    ▲ 백화점에서 명절 선물을 고르는 모습.ⓒ뉴데일리DB
    유통업계의 표정이 우울하다. 지난 한해를 휩쓸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성적표가 공개되는 실적 시즌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전통적 유통업이 코로나19 사태에 가장 큰 위기를 겪었다는 점은 고스란히 실적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참화 속에서도 희망의 꽃은 피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타격 속에서도 회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유통그룹의 실적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매출은 16조7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줄었고 영업이익은 3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했다. 대부분의 사업부문의 실적이 일제히 감소한 것이 특징.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2조27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3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5%의 감소했다. 시내면세점의 신규 출점으로 매출 성장이 이뤄졌지만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지난해 매출이 4조7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줄었고 영업이익은 884억원으로 전년 대비 81.1% 감소했다. 이마트는 아직 잠정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의 감소가 유력하다.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14조2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신장했다. 

    유통업계의 지난해 매출과 수익성이 대부분 하락한 셈이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없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3, 4분기 실적이 1, 2분기 보다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11월부터 코로나19의 3차 확산과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등 강도 높은 방역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 될 때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지만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후반부에 매출 회복이 집중됐다”며 “이런 추세 대로라면 올해의 실적은 기저효과와 맞물러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수혜주로 꼽혀온 일부 유통업체의 선방도 두드러졌다. 

    특히 홈쇼핑 업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GS홈쇼핑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5% 성장한 1579억원을 기록했고 현대홈쇼핑과 CJ오쇼핑의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대비 18.4%, 20.1% 늘어난 1536억원, 17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롯데쇼핑의 자회사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 161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46.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 절반 가량을 뒷받침했고 편의점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지난해 영업이익 2526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신장했다.

    유통업계 전반적인 변화가 코로나19 사태로 앞당겨 졌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통합온라인몰 롯데온(ON)을 선보이고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으며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 역시 SSG닷컴의 강화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찾아올 ‘뉴노멀(New Normal)’에 대한 대응에 나서는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현대HCN을 매각, 4900억원대 현금을 확보하면서 적극적인 M&A에 나서는 중이다. 지난해에만 클린젠코스메슈티칼, SK바이오랜드를 인수했고 지난달에는 복지몰 1위 업체인 이지웰을 사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지만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활발해졌다”며 “올해 역시 위기는 지속되겠지만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희망도 함께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