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되지 않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서비스IPO 앞두고 준비한 신작... 줄줄이 흥행 실패
  • 크래프톤의 올해 기업공개(IPO)에 빨간불이 켜졌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하 배그 모바일)'의 인도 서비스가 무산되고, 신작의 흥행 실패 등 연이은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배그 모바일은 지난해 9월 인도에서 퇴출됐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가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이 심화됨에 따라 배그 모바일을 포함한 중국 앱 118개의 서비스를 중단시킨 것. 배그 모바일의 글로벌 서비스는 중국의 텐센트가 담당하고 있다.

    인도는 배그 모바일이 거둔 글로벌 성과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에 따르면 배그 모바일은 지난해 9월까지 인도에서 전체 다운로드의 24%에 해당하는 1억 8550만 건이 다운로드됐다. 매출 역시 장기간 1위를 유지하며 캐시카우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배그 모바일의 서비스가 중단되자 크래프톤은 재출시를 위해 인도에 법인을 설립하고 텐센트로부터 퍼블리싱 권한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인도 정부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 퍼블리셔가 바뀐다 해도 텐센트가 크래프톤의 2대 주주이며, 텐센트와 배그 모바일의 연관성이 높아 인도 정부의 재출시 허가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실질적인 매출 타격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은 2020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498억원, 영업이익 1675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7.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3.9% 증가에 그쳤다. 인도 서비스가 종료된 11월 이후 성과가 반영되는 2020년 4분기 실적이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실패한 것 역시 IPO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2019년 스팀(Steam)에 출시된 미스트오버를 시작으로 지난해 선보인 모바일게임 테라 히어로와 온라인게임 엘리온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개발 기간만 6년에 달했던 엘리온의 실패는 뼈아프다. 배틀그라운드 이후 크래프톤이 선보이는 대작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영향력이 미미했다.

    유저들이 이용권을 구매하고 플레이하는 '바이 투 플레이(Buy To Play)' 방식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잦은 점검 및 각종 버그도 발목을 잡으며 비판을 받았다.

    그 결과 엘리온은 출시 이후 PC방 점유율 순위 10위 안쪽으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며, 8일 기준 0.38%의 점유율로 20위를 기록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IPO의 성패가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 기반의 안정적인 실적과 신작의 미래 가치로 갈린다고 내다본다. 이를 고려했을 때 크래프톤의 분위기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차기작이 배틀그라운드보다 더 잘 될 수 있을까 하는 판단은 쉽지 않다"며 "상장 시 PER 30배 수준을 받는다고 해도 이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