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진출 앞두고 이통3사 '러브콜'딜라이브-CMB, 매각 골든타임 놓칠라 전전긍긍이통사, 매각 가격 더욱 낮춘 뒤 인수하는 방법 고수할 듯
  • ▲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상륙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구애 작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통사들의 관심이 디즈니플러스로 쏠리면서 국내 케이블TV 업체인 딜라이브와 CMB의 인수합병(M&A)이 물건너 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월트디즈니컴퍼니의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가 올 하반기부터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드라마를 위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마블·픽사·21세기폭스·내셔널지오그래픽이 제작한 영화·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등 8000여 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넷플릭스의 유일한 맞수로 거론된다. 이달 초 전 세계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처럼 국내 이통사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이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디즈니플러스와 손을 잡기 위해 물밑 협상을 벌이는 중이다.

    이통 3사가 일제히 디즈니플러스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딜라이브와 CMB의 M&A 이슈는 지지부진해지는 형국이다. 

    딜라이브는 2015년부터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1조원에 달하는 몸값이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지난해 딜라이브 매각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한 KT도 7500억~8000억원 수준을 제시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최근 구현모 KT 대표가 간담회를 통해서 "딜라이브 인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매각 시점은 더욱 요원해 졌다.

    CMB 역시 5000억원의 매각가를 제시하면서 3000억원 수준을 원하는 이통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여기에 충청권 중심의 권역과 8레벨 잔류 측파대 전송 방식(8VSB) 가입자가 많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 건강상 사유로 사퇴한 김태율 CMB 대표도 매각 협상에 실패한 것에 대한 책임이라는 후문이 나온다.

    이통 3사가 올해 탈통신을 표방하며 신사업에 올인하는 것도 딜라이브와 CMB의 매각 시점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AI, 빅데이터 등 신사업 투자는 물론, 통신 기지국 등 인프라 구축을 고려했을 때 이들을 인수할 자금 여력이 없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 모두 케이블 업체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딜라이브와 CMB 인수를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매각가를 더욱 낮춘 뒤 인수하는 방법을 고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 합병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KT의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을 인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