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 시행…노동조합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줄파업 불가피…호주 공동교섭권 부여 후 건설노조 비대화英 '힝클리 포인트' 손해배상 상한제에 발목…준공 5년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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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회 중인 건설노조. ⓒ뉴데일리DB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원청과 하청사가 촘촘히 얽혀있는 건설업 특성상 노조 파업이 자주 발생할 수 있어 공기 지연과 공사비 상승, 지체상금 부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영국 등 해외에서도 파업으로 인한 공사 중단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처럼 노조 교섭권을 확대하고 손해배상에 대한 면책 특권을 부여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원청 사용자 범위와 하청 노조 교섭 절차 등을 담은 노동조합법 시행령 개정안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노란봉투법은 하청 노조가 원청사와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길을 터주고 노조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건설업은 원청과 하청, 재하청이 얽혀있는 산업구조 특성상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여러 하청노조가 교섭요구와 파업에 나설 경우 공사 중단과 공기 지연, 인건비 부담 가중, 원가율 상승 등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여기에 공기 지연시 부과되는 지체상금도 건설사들을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실제 해외에선 노란봉투법과 같은 성격의 법·제도를 도입했다가 공사가 무기한 지연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호주 정부는 2022년 12월 여러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모여 원청사 등 기업과 공동 교섭할 수 있도록 한 '안정적 고용, 더 나은 임금(Secure Jobs, Better Pay Act)' 법안을 시행했다.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교섭권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노란봉투법과 일맥상통하는 법안이었다.부작용은 상당했다. 해당 법 시행 후 호주 최대 건설노조인 CFMEU의 권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며 호주 전역에서 파업과 공사 중단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시드니와 멜버른, 브리즈번 등 주요 도시의 대형 인프라 및 주택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수만명이 파업을 단행했다.파업으로 수조원대 대형공사들이 줄줄이 밀리면서 건설사들은 막대한 지체상금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결국 호주 정부는 2024년 8월 입법을 통해 건설노조를 정부가 직접 관리 및 통제토록 하는 초강수를 뒀고 이에 반발한 노조원들이 맞불 시위를 벌이는 등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
- ▲ 영국 힝클리 포인트 현장. ⓒBBC 캡처
영국도 파업으로 인한 공사 중단이 빈번한 국가 중 하나다.그 배경으로는 1992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손해배상 상한제'가 꼽힌다. 이 제도는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금액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게 골자다.노조원 생존권을 보장한다는 순기능이 있지만 건설사 등 기업 입장에선 파업과 공기 지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파업 관련 손해배상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역시 노란봉투법과 궤를 같이 하는 법안으로 볼 수 있다.영국에서 파업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된 대표 사례는 대형 원자력발전 건설사업인 '힝클리 포인트 C 프로젝트'다.이 프로젝트는 영국 남부 서머셋 지역에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196억파운드(29조원)가 투입됐지만 공사기간이 길어지면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코로나19 팬데믹과 브렉시트 여파로 공사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2024~2025년 대규모 파업까지 수차례 터지며 사업이 멈춰선 것이다.잦은 파업과 분쟁으로 숙련된 건설인력들이 하나둘 현장을 떠났고 이는 공기 지연과 공사비 폭등으로 이어졌다. 당초 목표였던 2025년 준공도 2030년으로 5년가량 미뤄졌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시 현장 파업 빈도가 늘어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며 "특히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아직 구체적인 판례 등이 부족해 시행 초기 현장 혼란이 더욱 극심할 것"이라고 말했다.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중견건설사나 지역건설사는 한두개 현장만 멈춰도 타격이 상당하다"며 "불법 파업 탓에 공사가 멈추거나 밀릴 경우 건설사의 지체상금 부과를 면제해주는 법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