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말 철수 최종 결정...인력 재배치·AS 문제는 '진행중'타 사업부·계열사 전배 앞둔 직원들 고민... 이탈 '경고등'사후서비스 약속했지만 한계 '명확'... 좁아진 선택지에 난감한 소비자
  • ▲ LG전자의 마지막 플래그십폰이 된 'LG윙' 제품 이미지 ⓒLG전자
    ▲ LG전자의 마지막 플래그십폰이 된 'LG윙' 제품 이미지 ⓒLG전자
    LG전자가 오는 7월 말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최종 결정했지만 남겨진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문 직원들의 인력 재배치 문제와 사후서비스 지속 여부를 두고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내 타 사업본부나 LG 계열회사로 재배치를 앞두고 사전 수요조사가 한창인 MC사업본부 직원들이 큰 이탈 없이 새로운 자리에 안착할 수 있을지 물음표인 가운데 기존 LG폰 사용자들도 제품 AS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한계가 있을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LG전자는 전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 종료를 최종 결정했다. 지난 1995년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26년 만에 철수하고 동시에 차량용 전장사업 등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에 힘을 싣는 이번 결정을 두고 업계와 이해관계자 사이에선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졌다.

    ◇ 현실로 다가온 인력 재배치에 MC 직원들 셈법 '제각각'...빈틈 노리는 中 IT업계

    우선 MC사업에 몸 담고 있는 직원들은 회사 측의 공식적인 사업 철수 선언으로 타 사업부나 계열사로 전배가 불가피해지면서 눈 앞으로 다가온 현실에 뒤숭숭한 분위기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말 LG전자가 휴대폰 사업 정리 방안을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다고 공식화한 이후 사실상 MC사업 임직원들의 포지션 변경도 예정됐던 터라 우려는 이미 시작된지 오래다. 다만 LG전자가 어떤 결정을 내리던지 직원들의 고용 유지 원칙을 최우선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현재까진 임직원들의 동요가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LG전자가 최종적으로 사업 완전 철수를 결정하면서 당장 가야할 곳을 정해야 하는 직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내부적으론 LG전자 내 타 사업부로 전배되거나 최근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그룹 계열사로 소속을 전환하기 위한 사전 조사 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공모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상반기까지는 인력 재배치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소한 LG그룹사에 남을 수 있는 기회는 얻게 되지만 기존에 모바일 사업에 주력하던 직원들이 새로운 조직과 업무에 적응하기에는 리스크가 상당하다. 사전 희망 조사를 거치긴 하지만 모든 인원들이 원하는 포지션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일부 인력 이탈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최근 한껏 몸값이 높아진 IT업계로 완전히 이직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분야나 연구·개발(R&D)직을 중심으로 게임업계나 프로그래밍업계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졌고 대규모 인력 채용이 이뤄지고 있는 반도체업계로 완전히 전공을 바꾸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일부 인력 이탈 문제는 막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 LG전자의 핵심 모바일 기술과 특허 노하우 등을 보유하고 있는 인력들이 중국 경쟁업체로 옮겨갈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특히 중국기업들은 엄청난 자본력을 무기로 기존에도 한국 IT 인력을 노골적으로 빼가는 행위를 이어왔는데 이번에 LG전자가 MC사업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는 물 밑에서 인재 접촉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LG가 MC사업 철수에 앞서 개발에 성공한 세계 첫 '롤러블폰' 등의 기술과 특허를 빼내기 위해 전환배치되는 인력들을 흡수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가장 앞선 기술력을 선보였던 LG가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상용화된 롤러블폰을 내놓은 곳은 아직까진 없기 때문이다.
  • ▲ LG전자가 CES2021에서 선보인 롤러블폰 'LG롤러블' 티저영상 ⓒLG전자
    ▲ LG전자가 CES2021에서 선보인 롤러블폰 'LG롤러블' 티저영상 ⓒLG전자
    ◇ "LG폰만 썼는데..." 갈 길 잃은 소비자...SW업데이트·LG페이 결국 사라질 것 '허망'

    LG폰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막막함을 느끼는 것은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LG폰을 사용하는 유저들은 물론이고 스마트폰 브랜드 선택권을 빼앗긴 잠재 고객들도 일부 브랜드의 독점 상황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기존에 LG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이들은 MC사업 철수로 관련 조직과 인력 대부분이 사라지며 AS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에서 불편을 초래할게 불 보듯 뻔하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LG전자가 기존 제품 구매 고객과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 제공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한 분위기다.

    LG폰 사용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동안 만족하며 사용했던 LG폰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의견도 상당수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폰에 대한 사후관리와 업데이트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LG폰을 중고로 내놓는 경우도 다수 볼 수 있다. 온라인 중고장터나 IT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세컨드폰용으로 구매했던 LG폰을 과거 대비 저렴하게 판매하겠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더불어 사용하고 있는 LG폰이 향후 부품이나 소모품 교체가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같은 기종의 중고폰을 하나 더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들도 나오고 있다.

    LG폰의 유용한 소프트웨어 중 하나로 꼽혔던 'LG페이'의 지속 사용 가능 여부를 묻는 소비자들의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국내에선 아이폰의 '애플페이' 사용이 불가능하고 삼성과 LG의 페이먼트만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LG폰 철수로 LG페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불편에 사용자들의 원성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LG에서는 LG페이 시스템도 당분간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문제와 마찬가지로 결국에 가서는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용하던 LG폰 이후 어떤 폰을 사용해야할지에 대해서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LG폰을 고집했던 소비자들 상당수가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삼성폰 유저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반대로 삼성폰을 선호하지 않아 LG폰 사용을 이어왔던 골수팬들에겐 이렇다 할 선택지가 없다는 점이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LG폰을 선호했던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폰을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마땅한 대안책이 없는 가운데 강력한 브랜드 파워의 애플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