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산 자동차 관세 25% 재인상 예고 … 미·EU 무역 갈등 재점화호르무즈 통항료 지급 선사 제재 경고 … 글로벌 해운 리스크 확대이란전 군사 충돌서 경제 보복전으로 … 공급망·운임 부담 커지나
  • ▲ 도널드 트럼프ⓒ연합뉴스 / AP
    ▲ 도널드 트럼프ⓒ연합뉴스 /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전 장기화 속에 동맹국을 상대로 노골적인 경제 압박에 나서고 있다.

    전쟁 지원에 소극적인 유럽연합(EU)을 향해 자동차 관세를 25%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란에 통항료를 지급하거나 거래하는 해운사에도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란전이 군사 충돌을 넘어 관세와 제재를 앞세운 경제 보복전으로 번지면서 세계 교역과 공급망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 AP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최근 공지문을 내고 이란 정권에 안전 통항을 위한 비용을 지급하거나 공격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요청하는 행위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OFAC는 이란 정부나 이란혁명수비대(IRGC)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 대가를 직·간접적으로 지급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지급 방식도 폭넓게 제시됐다. 현금뿐 아니라 디지털 자산, 상계 거래, 비공식 스와프, 현물 지급 등 다양한 형태가 포함됐다. 자선 기부금이나 우회 결제 방식으로 이란 측에 자금이 흘러가는 경우도 제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상대로 통항료 성격의 비용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가스 수송의 핵심 길목이다. 이 지역 통항 불안이 커질 경우 에너지 가격과 해상 운임 전반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이 해운사를 상대로 제재 가능성까지 경고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운항 리스크도 한층 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EU를 향해서도 관세 압박 카드를 다시 꺼냈다. 그는 1일 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EU가 우리가 완전히 합의한 무역합의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다음 주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EU는 지난해 7월 자동차와 의약품, 반도체 등 EU산 주요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내용의 무역합의를 맺었다.

    EU는 그 대가로 미국산 에너지 제품 7500억달러 구매와 6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확대 등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미준수를 이유로 관세율을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미·EU 무역 갈등은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면적으로 EU의 투자 이행 지연을 문제 삼고 있다. 그는 "EU가 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내 자동차와 트럭 생산을 확대하는 기업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U산 자동차 관세가 실제 25%로 올라갈 경우 유럽 자동차 업계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2023년 기준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 규모는 560억유로로 EU 자동차 총수출의 약 20%를 차지했다.

    미국은 유럽 자동차 업계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민간 연구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25%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독일 자동차 부가가치는 5.3%, 이탈리아는 4.7%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