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폰-초콜릿폰 흥행 글로벌 3위 올랐지만…맥킨지 컨설팅 보고서 결과 믿고 뒤늦게 스마트폰 진입G3 흥행 이후 반전 노렸지만… 애플, 중국에 밀리며 6년 연속 적자 탈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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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매킨지의 컨설팅 전과 후로 나뉜다. 지난 2007년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스마트폰 사업에서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게 패착이었다."

    LG전자 관계자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꼽는 내용이다. LG전자가 지난 1995년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이후 26년 만에 철수한다.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6년동안 스마트폰 사업에서 약 5조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기록하며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LG전자는 지난 5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LG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 되는 가운데 LG전자는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LG전자는 지난 1995년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전신인 LG정보통신으로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때만 해도 LG전자는 히트 브랜드를 쏟아내며 승승장구했다. LG전자의 휴대폰하면 떠오르는 프라다폰, 초콜릿폰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피처폰 시절 미국 이동통신교환(CDMA)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2010년 3분기에는 분기 판매량이 2800만대에 달하면서 노키아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휴대폰 시장 3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2005년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초콜릿폰은 1000만 대 판매를 돌파하며 LG전자 휴대폰 중 첫 ‘텐밀리언셀러폰’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후 LG전자는 2008년 샤인폰에 이어 저가형인 LG KP100 등도 흥행을 이뤄내며 피처폰 성공 신화를 써내려갔다.  

    그러나 2007년 애플의 아이폰 등장으로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당시 휴대폰 시장은 아이폰이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급격한 변화를 몰고 왔다. 급기야 애플은 2008년 3세대 통신용인 '아이폰3G'를 히트시키며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이에 LG전자는 1000억원을 들여 맥킨지앤드컴퍼니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당시 보고서에서는 스마트폰을 ‘찻잔 속 태풍’ 아이템이라고 평하며 ‘기술보다 마케팅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를 받아들였고 경쟁사보다 한발 늦게 대응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내부적으로 스마트폰으로 전환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 같은 결정을 뒤집지는 못했다. 한 때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3위까지 올랐던 LG전자 입장에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후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LG전자의 점유율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국내 시장에서는 팬택에 자리를 내주며 3위업체로 주저 앉기도 했다. 이에 LG전자는 2012년 ‘옵티머스’라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반전을 노렸다. 

    2014년 선보인 스마트폰 G3가 1000만대 이상 팔리면서 LG 휴대전화의 부흥을 알리는 듯했으나 그때뿐이었다. LG전자는 2015년 G4와 V10의 부진을 겪은데 이어 2016년에는 모듈형 스마트폰 G5로 극복하려 했지만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런 구상도 실패했다. 지난해 내놓은 매스 프리미엄 벨벳과 스위블폰 윙도 흥행에 실패했다. 프리미엄 제품은 애플과 삼성전자에, 중저가군은 중국 업체에 시장을 완전히 빼앗긴 것이다. 결국 2015년 2분기 시작된 적자는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이어졌고, 이 기간 누적적자는 5조원에 달했다.

    LG전자는 이 같은 시장 상황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 자원을 효율화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휴대폰 사업을 철수함과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준비를 가속화해 사업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오랫동안 쌓아온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자산과 노하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