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개통 확산자급제폰 유행으로 발길 뚝 끊겨늘어나는 이통3사 무인매장... 설 곳 잃은 대리점
  • “스마트폰을 교체하러 대리점을 찾는 손님들이 거의 없다”

    4일 평일 점심시간에 방문한 동작구 일대의 이동통신 대리점은 너 나 할 것 없이 한가한 모습이었다.

    매장에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질문에 대리점의 한 직원은 “최근 들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거의 없다”며 “갤럭시나 아이폰 시리즈의 최신 기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대리점은 최근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리점을 방문하는 손님이 줄어든 것과 동시에 자급제폰과 비대면 개통으로 인한 온라인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 대리점 직원은 “중저가폰 같은 경우에는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진 것 같다”며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 A32나 A42가 출시됐을 때도 반응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온라인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개통하는 케이스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자급제폰 구입자의 43%, 알뜰폰 가입자의 62%는 온라인에서 휴대폰을 구입했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 M21은 이 같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고려해 ▲자사 홈페이지 ▲11번가 ▲쿠팡 ▲G마켓 등의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온라인 전용 자급제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통3사 역시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대면 이동통신 가입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샌드박스 임시 허가를 신청한 것. KT는 지난해 6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각각 9월과 11월에 임시 허가를 받았다.

    무인매장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 또한 대리점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에 무인매장 ‘T팩토리’ 홍대점을 개관했으며, KT는 지난 1월 대구 동성로에 ‘KT 셀프라운지’를 오픈했다. LG유플러스는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종각에 ‘U+언택트스토어’를 개장하면서 이통3사 모두 무인매장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통3사 모두 기본적으로 무인매장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직원들이 상주하는 대리점의 비율은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구매 수요가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비대면화되면서 무인매장의 비율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오프라인 채널의 대표 주자인 대리점은 존폐 기로에 설 수 밖에 없다는 것.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오프라인 유통점은 1만 2000여곳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한때 20만명 규모였던 종사자는 4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이동통신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무인매장의 비중을 높여 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직원이 상주하는 대리점의 비율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