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 노사 갈등 고조 불가피자사주 신규 취득분 1년 내 소각 … 경영권 방어 급급세법도 손질 예고 … 힘 빠진 기업, 경제단체도 입꾹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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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무총리 초청 경총간담회ⓒ한국경영자총협회
정부·여당이 노동·지배구조·세제를 동시에 손대는 흐름이 겹치면서 재계는 “경영 불확실성이 임계점에 근접했다”는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일이 3월 10일로 다가온 가운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기에 상속·증여세 산정방식 개편 논의까지 후속 과제로 거론되면서 기업들은 “경영권과 투자 판단을 동시에 흔드는 구조”라고 우려한다.이런 분위기는 지난 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 간담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은 “노사관계 안정과 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혁신과 성장이 어렵다”며, 노란봉투법의 불명확한 영역에 대한 법 해석 기준을 요구했다.◇노란봉투법 시행 앞두고 ‘사용자성’ 해석이 최대 변수노란봉투법의 핵심 쟁점은 원청의 ‘사용자성’ 범위가 어디까지로 굳어지느냐다. 사용자성 판단이 넓어질수록 하청노조가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반대로 기준이 좁아지면 교섭·쟁의의 확장 속도는 조절될 수 있다.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경영계가 “법 해석 기준을 분명히 해달라”고 반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정부는 시행령·해석 지침 등을 통해 적용 기준을 정리해 왔지만, 현장에서는 첫 분쟁·첫 판례가 나올 때까지 불확실성이 남는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는 원청·협력사 공급망이 촘촘한 업종일수록 교섭·분쟁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자사주 ‘1년 내 소각·처분’ 의무 … 비자발적 자사주까지 포함 논란지난 25일 국회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은 자사주를 둘러싼 룰을 크게 바꿨다. 핵심은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이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의 유예기간 뒤 소각 또는 처분”이다. 기한을 넘기면 5000만원 이하 과태료 조항도 포함됐다.여권은 자사주 소각이 주당 가치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에 기여한다는 논리를 앞세운다.반면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 수단이 제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사주 활용이 급격히 제약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인수·합병 과정 등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한 ‘비자발적 자사주’까지 소각 대상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거론된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 ‘비자발적 자사주’가 20조 83억원 규모라는 추정도 나왔다.기업 입장에선 자사주가 단순한 주가 부양 수단을 넘어, 유사시 지분 구조를 방어하고 스톡옵션·임직원 보상 등 인재 전략에도 활용되는 만큼 “대체 수단 없는 압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주가 누르기 방지법’ 예고 … 승계 세부담이 지배구조 변수로대통령이 후속 과제로 언급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상속·증여세법 개정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상속·증여 시점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 평균 주가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 방식인데, 개정안은 주가가 순자산 장부가치 80%에 못 미치면 순자산 가치 80%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방식이다.취지는 대주주의 ‘주가 눌러 세금 줄이기’를 막겠다는 것이지만, 기업 측에서는 장부가치 산정의 한계(무형자산 반영, 자산 평가 방식 차이)와 현금 납부 부담이 결합할 경우 승계 과정에서 지분 매각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자 여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재계의 문제 제기다.결국 시장 충격을 가를 변수는 ‘시행령·해석·보완입법’의 속도와 균형이다.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의 사용자성 기준이 어디까지 구체화되는지, 자사주 소각 의무의 예외·유예 운용이 어떻게 설계되는지, 상속·증여 과세 기준이 업종·회계 현실을 반영해 조정될지가 기업 투자 심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힘빠진 기업들, 대변하던 경제단체도 '입꾹닫'기업 옥죄기법이 연거푸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들은 전전긍긍이다. 반대 의견을 냈다가 자칫 공공의 적으로 몰리수도 있다는 위기감 탓이다. 기업 목소리를 담아왔던 경제단체들도 최근에는 크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대한상의,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작년 1, 2차 상법 개정 당시 공동으로 비판 성명을 내고, 국회를 찾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초 대한상의가 이 대통령의 SNS 저격으로 '가짜 뉴스 보도자료' 논란에 휩싸인 이후 목소리가 급격히 줄었다. 이 여파에 다른 단체까지도 적극적인 의견 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재계 관계자는 “거침없는 주가 상승세와 대통령 지지율 고공행진 속에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정책을 비판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