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공연 대안, 위버스와 유니버스로 몰린 팬덤네이버와 손잡은 하이브... 팬 플랫폼 주도권 잡아카카오와 동맹 맺은 엔씨, 멜론과 플랫폼 연동
  •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공연이 줄어들면서 팬과 스타의 소통 창구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이브(구 빅히트)와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각각 네이버, 카카오와 손을 잡으면서 기업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팬 플랫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곳은 하이브의 ‘위버스’다. 위버스의 매출액은 2018년 144억원, 2019년 782억원, 2020년 2191억원으로 수익이 가속화되고 있다. 월 방문자 수(Monthly Active Users, MAU)는 2021년 1분기 평균 약 490만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하며 꾸준한 상승세다.

    하이브는 네이버와 손을 잡고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월 4110억원 규모의 투자로 위버스를 운영하는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의 주식을 49% 취득했다.

    네이버는 투자를 통해 1년에 걸쳐 자사의 라이브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V Live)’와 위버스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서비스 통합 당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플랫폼 간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면서 “글로벌에서 경쟁력 있는 K-기술에 K-콘텐츠를 더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독보적인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네이버와 협업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SB프로젝트’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이타카홀딩스의 지분 100%를 1조 1844억원에 인수한 것.

    업계에서는 유튜브 구독자 1~4위(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의 글로벌 아티스트를 모두 보유한 하이브는 이들의 위버스 입점을 통해 2억명 이상의 구독자 영향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기훈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2억명 이상의 펜베이스가 베뉴라이브(하이브, YG, 유니버셜뮤직그룹, 키스위 합작법인)를 통한 가상 공연과 위버스를 통한 커머스 매출로 이어진다면 어디까지 성장할지 계산하기 쉽지 않다”며 위버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위버스를 추격하는 플랫폼은 엔씨의 유니버스다. 후발주자인 엔씨는 카카오와 동맹을 맺고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 1일 유니버스는 카카오의 뮤직플랫폼 멜론과 플랫폼 연동을 시작했다. 유니버스 로그인 후 멜론에 가입된 카카오계정을 등록하면 멜론 이용권 보유 여부 및 아티스트 콘텐츠 이용 이력이 유니버스로 전달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유니버스에 참여하고 있는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스트리밍, 다운로드 횟수 등을 활용해 각 플래닛에서 팬덤 활동을 기록하고 유니버스 미션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유니버스에는 (여자)아이들, 우주소녀, 오마이걸, AB6IX, ASTRO, 강다니엘, 더보이즈, 몬스타엑스 등이 합류해 있다.

    유니버스는 게임사가 개발한 플랫폼이란 특징을 살려 게임의 형태를 지닌 ‘업적’으로 미션 달성을 유도한다. 보상으로 굿즈, 상품교환, 팬미팅, 팬사인회 응모권 교환 등에 필요한 무상재화 클랩(KLAP)을 지급해 동기부여도 확실한 편이다.

    지난 7일 서비스 100일을 넘긴 유니버스는 이 같은 차별화를 앞세워 누적 다운로드 800만건, MAU 330만 이상의 기록을 달성하며 위버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출시 이후 일 평균 12개의 독점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 및 다양한 형태의 비대면 행사가 성장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손꼽힌다. 연내 CJ ENM과 설립할 합작법인 역시 유니버스의 성장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엔씨와 카카오의 동맹이 네이버와 하이브처럼 장기적인 협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한다. 다만, 팬 플랫폼 시장을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된 것만은 분명하다는 관점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월정액 서비스인 유니버스 멤버십을 비롯해 다양한 과금구조 및 팬랭킹 도입으로 게임적인 요소와 K-POP 팬클럽 비즈니스를 접목한 점이 차별점”이라며 “중장기 리레이팅 요소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