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과 통신기술 시대 대비인공지능, 모빌리티 전문 조직 신설"미래차 핵심은 소프트웨어 개발·적용"
  •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현대자동차그룹이 본격적인 소프트웨어 인재 모시기 전쟁에 들어갔다. 전통의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자율주행, 통신기술 등으로 중심을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잘 개발해 적용하느냐가 수십 년간 주도권 향배를 가를 열쇠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전사적으로 소프트웨어 인재 발굴 및 영입에 나섰다. 수시채용 방식을 도입한 뒤 이뤄지는 채용치고는 이례적인 규모다.

    맏형인 현대차는 최근 보안 및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모집에 나섰다.

    눈에 띄는 것은 에어스(AIRS)컴퍼니의 대규모 인력 충원이다. 에어스컴퍼니는 현대차그룹 자체의 인공지능(AI) 전문 조직이다.

    이곳은 기술 전략부터 기획, 개발, 데이터 운영 및 관리, 음성 인식, 신호처리, 플랫폼, 사용자 경험(UX),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운영체제(iOS) 응용프로그램(앱)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에 대규모 인력 충원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가 지닌 제조역량에 소프트웨어까지 결합해 생태계를 넓히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 시대를 맞아 평가받는 핵심 요인이 장비에서 사용자 중심의 경험, 설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회사 측은 지난달 AI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꼽히는 조경현 미국 뉴욕대학교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AI 기술의 연구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등 에어스컴퍼니와 협업에 나서고 있다.

    기아는 빅데이터 분석과 고객관계관리(CRM) 등 고객경험본부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등 경쟁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기아는 모빌리티(이동수단) 기능을 총괄하는 ‘TaaS본부’를 신설하고,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를 본부장(사장)에 앉혔다.

    송 사장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쌓았다. 포티투닷에서는 플랫폼 개발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주도해왔다.

    적극적인 인재 잡기는 계열사 전반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연구개발 부문과 미래사업 등에서 신입·경력 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최근엔 소프트웨어 설계와 관련해 핵심기술인재 모집이라는 대대적인 외부 인력 영입을 마쳤다.

    현대오토에버는 정보통신기술(ICT)부터 내비게이션과 전장, 품질, 평가 등 여러 부문에 걸쳐 소프트웨어 인재 공개채용을 결정했다. 동시에 대규모의 경력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 등 계열사와 합병한 뒤 본격적인 인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 채용은 합병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통합 법인은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500여 명의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시대에는 하드웨어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며 “얼마나 이용이 편리하고 처리 능력이 빠른지, 똑똑하고 안전한 정도와 콘텐츠의 품질에서 결국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