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시장관리 의지에 국채 금리 하락세 … 대출금리 여파는 '미지수' 대출금리 7% 육박 … 상단 반년 만에 최대 0.7%p 상승 정부, 주담대 RWA 25% 상향 검토 은행, 금리 낮춰 대출 늘릴 이유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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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높다"며 경고에 나섰지만,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고채 등 지표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낮출 유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지난 26일 기준 연 4.11%~6.71% 수준으로 약 한 달 전(3.91~6.21%)보다 상·하단이 각각 0.20%p(포인트), 0.50%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처음으로 2.5% 금리 동결을 결정했던 지난해 8월만 해도 연 3% 후반에서 5% 후반대로 형성됐으나 불과 반년 만에 상단이 0.7%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7%대에 육박한 상황이다. 

    은행 대출금리가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하나는 기준금리와 달리 시장금리 수준 자체가 높은 상태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시장금리 측면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최근 들어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높아진 금리 레벨이 은행의 대출 금리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국고채 등 지표금리를 일정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구조인 만큼, 단기간에 체감 금리가 빠르게 내려오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부와 한국은행의 강력한 채권시장 안정 의지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더라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가 은행의 금리 인하 여지를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은 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가 이달,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음에도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여전히 6% 후반대에 형성돼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신용도나 대출 조건에 따라 7%에 근접한 금리가 적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픽스가 하락했지만, 은행들이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조건을 조정해 실제 적용 금리는 크게 내리지 않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더구나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추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점도 은행의 금리 인하 여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총량 관리가 강화된 상황에서 특정 은행이 타 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시할 경우 대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총량 초과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은행은 대출 취급 중단이나 급격한 조건 변경 등으로 대응해야 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출 유인이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이에 더해 당국이 은행의 주담대 위험가중치(RWA)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WA가 늘어나면 은행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BIS)이 하락하게 된다. 건전성을 챙겨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늘릴수록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금리를 낮춰가며 무리하게 대출을 영업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의지가 확고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가산금리를 내리거나 대출 문턱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거시적인 지표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이자 부담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