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앞서 지난 3월 지분 교환하며 쇼핑 동맹 맺어신세계그룹, 현금성 자산 부족… 컨소시엄 필요성 커신세계-네이버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어"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신세계그룹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신세계그룹
    네이버가 신세계와 손잡고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본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투자은행업계와 IT·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신세계는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신세계가 1대주주로 올라서고 네이버가 2대주주로 협력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선 두 회사의 협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양사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동맹을 맺은 바 있다. 두 회사의 공식 입장도 "구체화되거나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논의중이지만 세부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와 손을 잡게 되면 부족한 자금력과 이커머스 노하우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네이버의 현금성 자산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 네이버쇼핑 거래액은 28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기에 부족한 자금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경쟁자인 롯데쇼핑이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이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과는 달리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의 현금성 자산을 모두 더해도 1조5000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약 5조원으로 전망되는 이베이코리아를 사들이기엔 부족한 금액이다.

    한편 네이버가 신세계와 손을 잡으면서 이베이 인수전은 다시금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재 이달 중순으로 예상됐던 이베이코리아 인수 본입찰은 다음 달로 미뤄진 상황이다. 매각을 하려는 매도자 측과 사고자 하는 인수자 측이 제시하는 가격 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베이 인수전에는 이마트가 주축인 신세계, 롯데쇼핑, SK텔레콤(11번가), MBK파트너스(홈플러스)가 참여하고 있다. 이 중 신세계와 롯데 간 이베이 인수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네이버가 신세계와 손을 잡을 경우, 막판 접전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네이버와 신세계의 동맹을 두고 견제와 함께 다른 컨소시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수를 쳤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을 앞두고 관련업계에선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자금동원력이 신세계와 네이버 못지않은데다 SK의 11번가와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역시 이베이코리아를 기반으로 시너지를 노려볼만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 역시 비슷한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크다"며 "다소 주춤했던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