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앞당겨 내일 소집전계열사 대표 90여명 참여신규 M&A·지분투자 등 '플랜B' 주목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내일 '2021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을 주재한다.

    예정 보다 보름여  앞당겨진 회의에서 신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베이코리아 M&A에 실패한 이후라 '플랜B' 가동 여부 등이 주목된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VCM에서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던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까지 언급하며 '생존'을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하반기에는 부진한 경영지표에 대해서는 과감한 질타를 쏟아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질타보다는 독려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롯데그룹 전반에 퍼질 패배감을 추스리고 독려했다. 

    회의를 아푼 롯데그룹 내부에선 긴장감도 감돈다. 30일 롯데에 따르면 회의는 7월 1일 오후 2시 화상회의시스템을 이용한 웨비나(웹+세미나) 형태로 열린다.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임원, 4개 사업부문 BU장, 계열사 대표이사 등 9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구체적인 회의 진행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방역 지침과 안전을 충분히 고려해 거점별 소그룹 영상회의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통상 하반기 VCM은 상반기 성과를 돌아보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전략을 제시한다. 그룹의 핵심 축인 유통분야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대응전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힌트는 최근 강희태 부회장(유통BU장)의 메시지에서 얻을 수 있다. 

    강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무산된 지난 18일 이례적으로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내고 "그로서리와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를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등 기회가 있다면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연스레 롯데의 이커머스 사업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유통 라이벌 신세계가 롯데를 제치고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감에 따라 전자상거래 시장이 네이버·신세계·쿠팡 3강 체재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롯데와 홈플러스, 11번가와의 삼각협력방안도 그 중 하나다.

    앞서 신회장은 올해 초 "유례없는 (위기)상황에서 우리의 핵심역량이 제기능을 발휘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경쟁력과 위기 관리 능력을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반등의 기점을 마련하기 위해 신동빈 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선제적인 혁신을 주문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롯데그룹 상황을 감안하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와 더불어 강력한 실행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