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사회적가치 1조 창출… 사회문제 해결 앞장최태원 회장 주문에 계열사들도 ESG 경영 광폭 행보"올해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 원년… 빠르게 실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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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SK 경영의 새로운 원칙이자 '딥 체인지'의 필수 요소입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데 더욱 집중하겠습니다." (최태원 SK 회장)

    최태원 회장이 오랜 기간 역점을 두고 진행해 온 경영 철학이 성과를 보이는 모습이다. 지주사 SK㈜가 ESG 기반의 첨단소재, 바이오, 그린, 디지털 등 4대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나가는 가운데 계열사들도 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난해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 3가지 영역에서 각각 9421억원, 844억원, 126억원 등 총 1조원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전년 9093억원 대비 14.3% 증가한 수치다.

    SK는 2018년부터 사회적 가치(SV) 측정 방법론을 개발하고 SV 창출 성과를 화폐가치로 환산해 측정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실천에 방점을 둔 것으로, 이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취지에서다.

    최 회장은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듯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가야 한다"며 "특히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측정기법을 확보해야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최근 투자회사로 변환한 SK㈜는 성장과 효율을 중시하던 기존 방식을 탈피해 ESG를 테마로 한 첨단소재, 바이오, 그린, 디지털 등 핵심영역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사회적 가치 창출과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 힘을 싣고 있다. ESG 중심의 4대 핵심사업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는 매년 1조원 수준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첨단소재 투자센터가 세계 1위 동박 제조사인 중국 왓슨에 2019~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약 3700억원을 투자하는 등 4대 사업에 집중됐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부품인 동박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첨단소재 분야에서 최근 5년간 연평균 50% 이상의 지분가치 성장을 이어왔다.

    SK㈜는 올 들어 더욱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SK㈜가 추구하는 ESG 경영의 핵심영역이자 '꿈의 에너지'로 평가받는 수소는 분야에서 SK㈜는 관계사의 역량을 결집해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 28만톤 규모의 친환경 수소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SK㈜는 SK E&S와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한 글로벌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와 올해 합작회사(JV)를 설립하고, 아시아 수소 시장 진출도 본격 추진한다. 국내 수소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 운영과 아시아 연료전지 사업 확장을 통해 2025년 매출 2조5000억원을 우선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미국 대체육 스타트업 네이처스파인드에 투자를 결정하는 등 ESG 소비 트렌드 증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지속가능 대체식품 사업과 리사이클링, CO2(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영역의 신기술과 혁신적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 ▲ 최태원 SK 회장. ⓒSK
    ▲ 최태원 SK 회장. ⓒSK
    ◆최태원 회장, '넷제로' 조기 추진 주문… 계열사 ESG 경영 가속

    SK 계열사들도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ESG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납세, 고용, 배당 등 '경제간접 기여성과'가 5조3737억원 ▲사회(노동·동반성장)와 환경 분야의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5969억원 ▲기부, 사회공헌활동 등 '사회공헌 사회성과'는 110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발표한 사회적 가치 창출 중장기 추진 계획인 'SV 2030'을 실천하는 데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한 SK하이닉스는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 폐기물 저감 및 수자원 재활용 확대 등 환경 분야 개선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존 저장장치인 HDD를 저전력 SSD로 대체하는 노력을 지속해 친환경 기술 확대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올 초에는 ESG 경영 가속화 차원에서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10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도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이상래 SK하이닉스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지난 16일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바이든 행정부의 과학기술동맹' 토론에 참석해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업체 중 한국 최초, 글로벌 최초로 2050년까지 RE100 달성이라는 목표를 발표했다"며 "구체적으로는 내년까지 중국 공장에서 RE100을 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외에도 임직원 행복증진, 사회적 네트워크와 복지강화, 지배구조의 투명성 향상 등과 같은 사회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며 "이러한 측면들을 통합하는 것이 미래 성장의 핵심 요소가 되리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2050 넷제로(Net-Zero)' 환경경영 목표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한 녹색 전환을 이루기 위해 전사 차원의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경영을 통한 자원순환 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환경 규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환경 에너지 시스템 인증,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다양한 환경경영 활동 등을 실천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5월 AI가 코로나19 자가격리 및 능동감시 대상자의 증상을 확인하는 'NUGU 케어콜'을 출시해 실제 코로나19 방역 현장 인력의 업무를 경감시켜 보다 효율적인 방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사회적 기업 및 지자체와 함께 독거노인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행복 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는 지난해 기준 1만5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제공 중이며 서비스 이용자와 정부, 지자체, 지역 커뮤니티 모두가 만족하는 스마트 복지 구현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앞으로도 ESG 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며, SK텔레콤만의 ESG 스토리를 바탕으로 ESG 공유 가치를 창출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도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10년 이내에 탄소 순배출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넷제로 특별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석유화학 사업에서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에너지 효율 개선과 친환경 연료 전환, 저탄소 배출 원료 도입으로 탄소 250만t을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율을 2025년 25%, 2030년 100%로 높이고, 탄소포집·저장 기술과 탄소 상쇄 프로그램을 개발해 추가 감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급성장하는 배터리와 소재 사업에서도 2030년까지 사용 전력 전체를 신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으로 전환해 약 82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넷제로 특별보고서 발간은 '스토리 데이'를 통해 선언한 2050년 이전 넷제로 달성 약속을 구체화해 공표한 것"이라며 "강력한 실천을 통해 친환경 시대를 선도함으로써 ESG 경영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SK 계열사 CEO들은 지난달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글로벌 화두인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그룹의 역량을 결집,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자는 넷제로 추진을 공동 결의한 바 있다. 이번 넷제로 공동 결의는 SK 그룹사들이 2050년 이전까지 CO2 등 7대 온실가스를 직접 감축할 수 있도록 적극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각 계열사 CEO들은 구성원, 투자자, 이사회, 사회 구성원 등 내외부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믿음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 완성의 주체가 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수소 등을 그룹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로 만들었을 때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그룹 전체 차원에서 넷제로 조기 추진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향후 탄소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넷제로는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의 폭이 커져 결국에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그간 SK는 딥체인지를 위해 다양한 혁신을 시도해 왔으나 아직 실질적 변화와 성과는 부족해 보인다"며 "올해가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의 원년인 만큼 각 사의 파이낸셜 스토리가 이러한 관점에서 제대로 수립됐는지 재차 점검해 과감하고, 빠르고, 냉철하게 실행하자"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