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2금융권 가계대출 '집중관리'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 등 금리 상향 조짐 나타나하반기부터 저신용자 대출받기 더 어려워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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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이미지.ⓒ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을 가계대출 '집중관리'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우대금리와 한도축소, 심사강화로 신규대출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저신용 서민과 소상공인 등은 불법사금융 등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 관련 대국민담화에서 "금융업권간 규제가 다른 점을 이용해 제2금융권의 대출 확대가 우려되고 있다"며 "제2금융권 대상 가계대출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정부 차원의 가계대출 관리 의지를 밝혔다.

    이어 그는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민간부채 급증, 일부 자산시장 과열 등 잠재적 리스크도 동시에 누적되고 있다"며 "글로벌 금리 상승과 자산시장 가격조정이 맞물린다면, 경제 전반에 부실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은 위원장은 제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규제차익으로 인한 시장왜곡이 없도록 시장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해나가겠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2금융권의 동일한 대출상품의 최고 금리가 최근 크게 상향 조정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한화생명의 분할상환방식 변동금리 아파트담보대출상품의 금리 조건은 올해 1월 2.87∼3.97%에서 지난달(7월) 2.70∼4.60%로 조정됐다. 삼성생명의 일반신용대출(소득증빙형) 대출금리 역시 올해 1월 4.93%에서 6월 5.09%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담보대출 고객에게 적용된 평균금리도 2.93%에서 3.03%로 올랐다.

    대형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금리는 우대금리 적용에 따라 같은 신용등급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며 "최근 보험사들이 우대금리 폭을 줄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가장 주시하는 업권은 저축은행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회원사와 여러 차례 회의를 하고 가계대출 대책을 논의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이사회와 지부장단 회의를 통해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을 강력하게 설파하고 있다"며 "당국에서도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업권에서는 장기 카드대출, 즉 카드론이 관리 대상이다. 카드론은 부동산보다는 자산투자 열풍의 영향으로 주식과 코인 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당국의 제2금융권 대출 증가율 관리에 하반기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우대금리와 한도가 줄어드는 것 외에 등 대출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어서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 조정보다는 심사를 까다롭게 해서 대출 승인을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저신용 서민 들은 제2금융권 대출 억제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업계 한 전문가는 "2금융권 가계대출을 조이면 대출 승인율이 낮아져 법정최저금리 인하와 맞물려 신용점수가 낮은 서민과 소상공인은 대출을 받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