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아파트 '난방비 폭탄'…주상복합 '공용비 압박'시범·삼부 재건축 추진단지, 평수 클수록 체감격차관리비 단순 총액보다 '공용·사용료·적립금'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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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아파트 관리비 폭탄의 실체는 단지별로 달라 노후 단지는 '겨울철 난방비'가, 주상복합은 '공용비와 적립금'이 고지서 무게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AI 생성 이미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부동산 문제에 이어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정조준한 주제는 서민들에게 '준조세'가 되다시피한 관리비 문제. 이 대통령은 "임대료를 제한하니 관리비를 올리는 경우가 있다"며 이를 '범죄 행위'라 규정했다. 실제로 일부 아파트 등에서는 관리비 부과 내역조차 베일이 깔리면서 '복마전 상황'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곤 했다.
관리비는 가뜩이나 고금리·고물가에 짓눌린 가계에 또 하나의 큰 주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출 이자와 장바구니 물가 부담에 이어 매달 날아오는 관리비 고지서가 한두 달 ‘계절성 비용’으로 넘기기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주거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관리비가 더 이상 부수적인 지출이 아닌 사실상 ‘제2의 월세’로 또아리친 셈이다.
주거비 압박의 지표가 '월세와 이자'를 넘어 관리비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짓눌린 가계에 매달 날아드는 관리비 고지서가 또 하나의 거대한 고정지출로 자리 잡으면서다.특히 이러한 관리비 압박은 화려한 커뮤니티를 갖춘 신축 하이엔드 단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노후 단지들조차 난방비 등 사용료에 수선적립금이 더해지며 관리비가 사실상 ‘제2의 월세’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26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일대 주요 단지들의 관리비 구조는 단지 특성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의 노후아파트를 상징하는 시범아파트(1971년 준공)와 삼부아파트(1975년 준공)를 비교해보면 관리비의 '결'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소형 평수 경우 총액만 놓고 보면 두 단지 차이는 미미하다. 2025년 12월 기준 월 관리비(합계)는 시범(전용면적 79.24㎡) 41만5535원, 삼부(77.69㎡) 41만4787원으로 비슷하게 형성됐다.
하지만 고지서의 세부 항목을 뜯어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시범아파트는 같은 달 장기수선충당금이 '0원'으로 표시된 반면 삼부는 동일 평형 기준 1만6004원이 부과됐다. 총액은 비슷해도 삼부는 '미래를 위한 적립 비용'이 포함된 구조인 셈이다.
대형 평형으로 가면 체감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지난해 12월 기준 시범(156.99㎡)은 82만3256원이었으나 삼부(177.09㎡)는 94만5484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시범아파트는 겨울철 한파 시기에 난방 등 개별사용료가 급등하며 고지서 두께를 키우는 경향이 뚜렷했다. 실제로 시범 156.99㎡의 올해 1월 관리비는 90만4734원까지 치솟았다. -
- ▲ 여의도 시범아파트.ⓒ연합뉴스
◇주상복합 '기본단가' 자체가 넘사벽
주상복합 단지 경우 고지서가 무거워지는 원인이 또 다르다. 롯데캐슬아이비와 여의도금호리첸시아는 난방 사용량 뿐만 아니라 공용관리비와 장기수선비 비중이 커 ㎡당 단가 자체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
2005년 준공된 롯데캐슬아이비의 경우 244.97㎡의 지난해 12월 관리비는 151만9794원에 달했다. ㎡당 단가(전용면적 기준)는 6203원으로, 노후 단지인 시범(5244원)보다 1000원가량 높다. 이는 사용료 외에도 높은 공용관리비와 장기수선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의도금호리첸시아(2003년 준공)는 관리비 구조에서 '공용·적립' 부담이 가중된다. 2025년 12월 기준 220.76㎡ 최종 관리비는 무려 159만8744원이다. ㎡당 단가는 7242원에 이르며 이 중 공용관리비(3281원)와 장기수선비(842원)가 전체 금액을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 고지서 '합계'보다 '항목'에 주목해야
부동산 업계에서는 관리비가 단순한 공공요금을 넘어 주거 가치와 직결되는 비용이 된 만큼 고지서의 구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일대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범아파트처럼 노후한 곳은 겨울철 난방 효율에 따른 사용료가 변수라면 주상복합은 건물 유지 관리를 위한 공용비와 적립금이 고정적인 부담"이라며 "결국 관리비 고지서의 실체는 '합계'가 아니라 공용관리비, 사용료, 장기수선비 중 무엇이 비중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같은 여의도 내에서도 단지별 특성에 따라 관리비 부담의 실체가 확연히 갈리는 가운데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관리비가 가계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