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재수감된지 7개월 만에 자유의 몸대내외 불확실성 해소 기대… 사업추진 속도 전망반도체-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 진단 및 대책 마련 전망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되면서 삼성의 경영 시계도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9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4시간 30분에 걸쳐 비공개회의를 진행하고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올해 1월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달 말 형기의 60%를 채워 가석방 기준을 충족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결정으로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다시 자유의 몸이 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환경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이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재계도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대한상는 입장문을 내고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으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허용해준 점을 환영한다"며 "삼성전자는 초격차 유지와 미래 차세대 전략산업 진출 등에 힘써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경제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허용해 준 이번 법무부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법무부 결정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나아가 새로운 경제질서 중심에 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삼성그룹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 상반기 동안 총수 부재로 어려움이 지속됐던 만큼 이 부회장 출소로 다시 사업 추진에 힘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이 부회장이 돌아오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을 진단하고, 대책 마련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그러나 TSMC와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인텔까지 파운드리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면서 추격을 받는 상황까지 놓였다.  

    TSMC는 미국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한데 이어 최근 발표한 실적에서도 삼성전자와 뚜렷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TSMC는 지난 2분기 52억100만 달러(약 5조9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2분기 비메모리 부분에서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비교하면 TSMC 입지는 공고하다. 

    인텔은 파운드리 부문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하며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고 공언했다. 

    인텔은 지난 3월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22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한 데 이어 이달 2일에는 이스라엘에 100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대규모 투자에 나선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M&A(인수합병) 등을 포함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석방으로 풀려나더라도 5년간 취업제한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 제14조는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간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