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 2분기 당기순익 1조2642억원…전기比 11% 감소 미래에셋證, 자기자본 10조 시대 열어…한투證, 사모펀드 충당금 부담NH證, 전기比 실적 확대돼 2위…삼성證, 전기比 순익 줄며 NH에 밀려
  • 증권업계의 하반기 실적 피크아웃(Peak-out·고점 통과) 우려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자기자본 상위 빅5 증권사들 2분기 당기순이익 순위의 지각변동이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한국투자증권에게 빼앗겼던 선두 자리를 탈환했고, 사모펀드 충당금 반영으로 한국투자증권이 잠시 주춤한 사이 NH투자증권이 이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2~4위 간 당기순익 차이는 크지 않아 하반기에도 치열한 자리다툼이 예상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들은 지난 2분기 1조2642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1136억원) 대비 13.5% 증가한 수치지만 올해 1분기(1조4163억원)과 비교할 땐 10.7% 감소한 실적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이들 5곳 증권사 중 전년 대비 실적 향상을 보인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4곳이지만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플러스 성장을 보인 곳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2곳에 불과했다.

    하반기 실적 피크 아웃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 올 2분기에는 2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8.9% 감소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성장세 둔화가 점쳐진 바 있다. 

    ◆다시 선두 탈환 미래에셋증권…자기자본 10조 새역사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인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3437억원)이다. 지난 1분기 540억원 차이로 한국투자증권에 선두를 빼앗겼던 미래에셋증권은 한 분기 만에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양사 간 2분기 당기순익 차이는 1115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2322억원)이 2분기 사모펀드 보상과 관련해 약 600억원의 비용이 반영됐다는 것을 감안해도 이번 분기 한투와의 격차를 벌려나간 모습이다.

    트레이딩 수익과 해외법인 실적이 눈에 띈다는 평가다. 트레이딩 수익은 자산 평가이익이 반영되며 전분기 대비 44.4% 상승한 3515억원을, 해외법인 실적은 전분기 대비 61.9% 상승한 11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자기자본 10조원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호실적에 힘입어 2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10조470억원으로 직전 분기(9조6248억원)보다 4222억원 증가했다. 다른 빅5 증권사의 자기자본이 5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격차를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라임자산운용·팝펀딩 등 부실 사모펀드 보상이 발목잡았다. 한투의 2분기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2958억원)와 비교해 21.5%로 감소했고, 전분기(3506억원) 대비해선 무려 33.8% 줄어들면서 실적 순위 4위로 밀려났다.

    다만 수치상의 감소에도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보다 고객 신뢰 회복과 이를 토대로 한 장기적인 영업력 강화를 우선으로 판단한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 2위로 성큼…성장세 둔화된 삼성증권, 3위 유지

    2분기 빅5 증권사의 1위권 다툼 만큼이나 눈에 띄는 점은 2~4위 간 지각변동이다. NH투자증권(2705억원), 삼성증권(2645억원), 한국투자증권(2322억원) 순으로 미래에셋증권 뒤를 이었다. 

    지난 1분기 옵티머스펀드 충당금 악재 등 영향으로 삼성증권에게 3위 자리를 내줬던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이 사모펀드로 분기 실적이 주춤한 사이 2위 자리에 올랐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주요 딜이었던 하이브 유상증자·엔에이치스팩19호 IPO 수행이 성공적이었고, 지오영 리파이낸싱·금호리조트 매각 자문 등의 딜로 전분기 IB 수익을 창출한 게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직전 분기 3위에 오르며 빅5 내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삼성증권은 전분기 대비 실적이 성장이 둔화되면서 NH투자증권에게 앞자리를 다시 내줬다. 

    삼성증권의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1317억원) 대비 100.7% 상승했지만 전분기(2890억원)와 비교해선 8.5% 감소했다. 1분기 대비 일평균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22.1%, 자산관리(WM)·IB 관련 수수료 손익도 전분기 대비 19.0% 줄어든 영향이란 분석이다.

    자리 바뀜이 있었지만 이들 간 격차는 크지 않다는 점에서 하반기 순위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간 2분기 순익 차이는 60억원에 불과하다. 상반기 기준으로 볼 땐 오히려 삼성증권이 NH투자증권을 255억원 앞선다. 삼성증권은 상반기 당기순이익(5535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전년(5076억원) 전체 이익의 9%를 초과 달성했다.

    한편 상반기 기준 당기순익 순위는 미래에셋증권이 6349억원으로 선두다. 분기 실적으로 주춤한 한국투자증권(5827억원)은 역대 최고 반기 실적을 올리면서 2위를 기록했고, 삼성증권(5535억원), NH투자증권(5280억원), KB증권(3757억원)이 그 뒤를 따랐다. 1위와 2위 간 격차는 약 520억원, 2·3위, 3·4위 간 격차는 300억원 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