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7월 내수판매 3만3798대, 전년비 45% 감소노사갈등 지속, XM3 수출확대에 걸림돌삼성증권, 르노삼성 지분 19.9% 매각 결정
  • ▲ 르노삼성이 실적 부진, 노사갈등에 이어 사명에서 삼성을 떼야 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르노삼성
    ▲ 르노삼성이 실적 부진, 노사갈등에 이어 사명에서 삼성을 떼야 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판매실적 악화, 노사갈등 지속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사명에서 ‘삼성’을 떼고 홀로서기에 나서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되면서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올해 1~7월 내수 판매는 3만3798대로 전년동기(6만1543대) 대비 45.1% 감소했다. 수출은 3만3151대로 120.4% 증가했지만 전체 실적은 6만6959대로 12.6% 줄었다. 

    내수실적을 보면 간판 모델인 ‘QM6’와 ‘XM3’는 2만625대, 9366대로 각각 25.2%, 61.2% 감소했다. 중형세단 SM6는 1588대로 74.4%나 급감했다. 월평균 200~300대 수준에 그치면서 경쟁모델인 현대차 쏘나타(3만6069대), 기아 K5(4만2122대)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이 중단되면서 수출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부산공장 생산량은 로그 위탁생산을 시작한 2015년 20만5059대, 2016년 24만3965대 등 20만대를 넘겼지만 위탁생산이 종료된 2020년에는 11만2171대로 하락했고 올해는 10만대 생산도 불투명하다. 

    르노삼성은 6월부터 XM3를 유럽 28개국에 론칭하면서 수출 증가를 모색하고 있지만 노사갈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해 7월 상견례 이후 1년이 넘도록 임단협 타결을 짓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XM3 수출물량 생산에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 르노삼성은 향후 사명을 변경하더라고 태풍의 눈 엠블럼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
    ▲ 르노삼성은 향후 사명을 변경하더라고 태풍의 눈 엠블럼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
    도니믹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6월 2022년형 XM3 출시 미디어 간담회에서 “XM3 유럽진출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절실하다”면서 “임단협이 빠른 시일 내로 해결돼야 하며, 파업 참가자들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회사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게다가 삼성이 최근 르노삼성의 지분매각 결정을 내린 점도 악재로 거론된다. 르노삼성의 2대주주인 삼성카드는 보유 중인 르노삼성 지분 19.9%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며, 삼성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했다. 

    르노그룹은 지난 2000년 르노삼성을 인수했다. 당시 르노삼성은 삼성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신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해에 매출액의 0.8%를 삼성에 상표권 사용료로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양측의 상표권 계약은 지난해 8월 종료됐으며, 2년간 유예기간이 남았다. 이를 감안하면 르노삼성은 내년 8월 사명에서 삼성을 빼야 한다. 

    르노삼성은 향후 사명을 변경하더라도 현재 사용 중인 ‘태풍의 눈’ 엠블럼은 그대로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홀로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르노’보다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르노삼성 브랜드 구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면서 “앞으로 르노삼성이 르노 브랜드로 승부해야 하는데 국산차인지 수입차인지 입지가 애매해질 수 있으며, 수입차로 분류된다면 벤츠, BMW 등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부산 지역에서는 르노삼성 차량이 ‘삼성차’로 불리면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면서 “삼성 브랜드 효과가 없어진다면 르노삼성 판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