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 유례없는 속도 … 중앙은행으로서 유심히 볼 것""국고채 금리 스프레드 과도 … 단순매입도 배제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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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6회 연속 동결한 뒤 금융시장을 향해 두 가지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빠르게 달아오른 증시와 정책 의도보다 높게 형성된 시장금리에 대한 경고다. 실물경기 흐름과 괴리가 커진 자산시장과, 통화정책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시장금리 흐름에 대해 한국은행이 정책 그립을 다시 다잡으려는 문제의식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이 총재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증시 활황과 관련해 "상승 속도가 유례없이 올라가는 상황이라서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때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특히 자산 가격 상승이 소득·자산 격차를 확대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많아졌다"며 "인공지능(AI) 중심의 경제 성장으로 산업별 간극이 커지고 있고, 최근 주가가 올랐는데 우리 주식의 상당 부분이 상위 소득자와 기관들이 갖고 있다. 주가 상승 혜택 정도가 소득별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양극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양극화 문제가 상당한 정도로 사회 문제가 될 것 같으며, 이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 과정에서 금융 안정을 담당하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유심히 보겠다"고 강조했다.실제 코스피 지수는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도 하루 만에 200포인트 넘게 오르며 처음으로 6300선을 돌파했다.다만 이 총재는 현재 주가 수준이 실물 펀더멘털과 괴리를 보일 가능성과 함께, AI·반도체 등 특정 업종에 대한 기대가 시장 전반의 과도한 낙관으로 확산되는 점을 경계했다.이 총재가 두 번째로 지적한 사안은 시장금리의 높은 수준이다. 국내 장·단기 시장금리는 정책금리와 무관하게 수요·공급 요인, 투자자 기대 등에 의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이 총재는 현재 시장금리와 관련해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3.2%까지 올랐는데, 기준금리와 격차가 0.6%포인트이상 벌어졌다"며 "스프레드가 과도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6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를 보더라도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이라며 "시장에서 좀 조정이 있으면 좋지 않겠나 한다"고 덧붙였다.이는 시장금리가 정책 스탠스보다 앞서 긴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국채 금리 상승은 회사채·대출 금리로 전이돼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이 총재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와 머니무브 흐름을 지켜보되, 채권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국고채 단순매입도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를 여섯차례나 연속 동결했지만, 통화정책의 전달력이 약화되는 흐름을 차단하거나 회복해야 한다는 한국은행의 위기감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한국은행과 정부는 이달들어 정책금리와 시장금리 간 괴리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채권시장에 대한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다.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3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일본 금리 상승과 수급 부담 등으로 국고채 금리가 다소 상승했다"고 평가하며 "국고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채권발행기관 협의체 등을 통해 수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이억원, 이찬진 등 금융당국 수장들이 참석해 정책 공조 의지를 확인했다.이보다 앞서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준금리가 2.5%인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2%를 상회하는 것은 다소 과도하다"며, 최근 정책금리와 시장금리 간 격차가 과거 경험에 비춰 자연스러운 범위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정책 당국의 연이은 발언은 채권시장에 대한 경고성 신호이자, 통화정책 전달력 약화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해석됐다.연이은 채권시장 구두개입에 이어 이날 이창용 총재가 직접 메시지를 던지자, 채권시장은 일단 반응을 보였다. 국고채 중단기물이 강세를 보이며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고채 3년 지표물 금리는 이날 오후 들어 전일 대비 5bp 넘게 하락하며 3.06%대에서 거래됐고, 10년물 금리도 5bp가량 하락해 장기물 전반으로 강세 흐름이 확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