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본계약 후 거래 진전 없어다음달 회생계획안 제출 재연기 유력채권단과 변제 협상 난항… 거래무산 우려도
  • ▲ 이스타항공 ⓒ 뉴데일리경제
    ▲ 이스타항공 ⓒ 뉴데일리경제
    ㈜성정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이 더디다. 리스사 등 주요 채권단과의 변제율 협의가 원활하지 않아 회생계획 제출도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선협상자 지위 상실과 거래 무산 등을 우려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을 마련 중이다. 이제 회생계획안 제출 마감도 17일 남았다. 당초 지난 7월 17일이 제출 기한이었지만 연기를 신청해 9월 17일로 연장됐다. 

    충청권 중견건설사 ㈜성정은 현재 이스타항공의 인수자로 들어와있다. 지난 6월 1087억원에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본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100억원 대의 계약금을 납부한 상태다. 운영자금을 위한 DIP 금융도 일부 투입했다.

    다만 회생계획 제출 연기 후에도 큰 진전은 없었다. 리스비 등 주요 채권 파악을 위한 시스템 재가동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다음 달 회생계획 제출일까지 관련 서류를 최대한 준비한다는 입장이지만 재연장이 유력해 보인다.

    인수자인 ㈜성정도 별다른 액션은 없다. 형남순 회장은 언론 등에 “예비 인수자는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딱히 없다”는 이야기만 반복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성정의 인수 의지와 거래 성사 가능성에 의구심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 채권산정을 위한 ERP 프로그램을 복구 중이며 이르면 이번주 중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요 작업은 리스사 등 채권단과의 변제율 협상이며, 다음달 회생계획 제출일까지 관련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진행한 직원 간담회도 알맹이는 없었다. 회사와 예비인수자인 ㈜성정의 회생, 사업 계획발표 없이 직원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체불임금과 인수 일정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성정과 이스타는 “조만간 인수를 완료할 것”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회생계획 제출과 거래가 더딘 것은 채권단과의 변제율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서다. 회생계획의 핵심 내용은 2000억원 대의 채권 변제 계획이다. 성정은 리스사 등 주요 채권단에게 6~7%대 변제를 예상하고 있다. 관련해 채권단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올해 4월 보고서 기준 이스타항공의 회생채권은 약 1275억원이다. 838억원은 리스사, 정유사, 공항공사 등에 미납한 상거래 채권이다. 이중 163억원은 시중은행이 가진 금융기관 대여금이다. 체불임금 등 공익채권은 약 700억 규모로 파악된다.

    최근 기준 이스타의 회생채권은 약 2000억~2500억원 대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각종 이자비용과 올 상반기 중 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추가 채권을 고려한 금액이다.

    성정은 인수금 1087억원 중 700억원을 회생·공익채권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다. 나머지 300억원 가량으로는 조세채권을 갚는다. 결국 나머지 180억원으로 2000억원 대 채권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현금 변제율은 7~9%대에 불과하다. 통상 회생 기업의 채권 변제율은 30%대로 처리한다. M&A(인수합병) 등 특수 상황을 고려해도 10% 대에서 협상을 마치는 것이 보통이다.

    회생계획 통과를 위해서는 금액 기준 67% 가량의 채권단 동의가 필수적이다. 1200억원 대 채권 중 대다수를 리스사, 정유사가 차지하고 있어 설득이 필요하지만,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권단과의 협상이 원활하지 않으면 회생계획을 제대로 마련할 수 없다. 관련 내용이 부족할 경우 법원이 이스타 측의 회생계획을 반려할 수도 있다. 거래가 계속해 미뤄질 경우 법원이 성정의 우선협상자 지위를 말소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액의 채권을 가진 리스사 입장에서는 회생 초기부터 낮은 변제율에 쉽사리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절차가 계속해 미뤄지면 법원의 회생계획 반려와 성정의 우협 자격 상실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