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와 소형 SUV 사이 새로운 선택지"경쟁차 대비 성능·옵션 등 경쟁력가격 책정, 흥행 좌우할 변수
  • ▲ 현대차가 14일부터 경형 SUV 케스퍼의 사전예약을 시행한다. ⓒ현대차
    ▲ 현대차가 14일부터 경형 SUV 케스퍼의 사전예약을 시행한다.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조만간 경형 SUV ‘캐스퍼’를 선보인다.  침체에 빠진 경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4일부터 캐스퍼 전용 웹사이트에서 얼리버드 예약을 진행한다. 출시되면 예약 순서에 따라 차량 배송이 시작되며, 일반 고객은 캐스퍼 론칭 시점부터 차량 구매가 가능하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지난 2002년 아토스 단종 이후 19년만에 내놓는 경차다. 또한 현대차와 광주시가 합작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첫 모델로 1.0 MPI가 탑재된 기본 모델과 1.0 T-GDI가 장착된 액티브 모델(터보 모델)이 이르면 이달말부터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 1일 캐스퍼의 외장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담당 전무는 “캐스퍼는 개성과 젊은 감성을 추구하는 전 세대를 타깃으로 엔트리 SU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며 “경차와 소형 SUV 사이의 균형 잡힌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 ⓒ캐스퍼 전용 홈페이지
    ▲ ⓒ캐스퍼 전용 홈페이지
    캐스퍼의 등장이 침체된 국내 경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내 연간 경차 판매량은 2016년 17만3008대에서 2019년 11만5267대로 감소했고 2020년에는 9만7072대로 10만대 선이 무너졌다. 올해 1~8월 경차 판매량은 6만365대로 전년동기 대비 6.3% 줄었다. 

    캐스퍼의 전장은 3595mm, 전폭과 전고는 각각 1595mm, 1575mm다.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와 비교하면 전장과 전폭은 동일하고 전고는 캐스퍼가 90mm 높다. 다만 소형 SUV인 현대차 베뉴에 비해 전고는 비슷하지만 전장은 45mm, 전폭은 175mm 짧다. 

    캐스퍼의 최고출력은 일반 모델 76마력, 액티브 모델 100마력이다. 모닝, 스파크가 75마력, 기아 레이가 76마력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성능을 갖췄다. 현대차가 아직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캐스퍼 기본 모델은 1000만원 초중반, 액티브 모델은 1000만원 중반대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올해 1월 언론 인터뷰에서 캐스퍼의 가격을 두고 1500만원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캐스퍼의 가격과 성능, 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 등을 감안하면 모닝(1175만~1520만), 스파크(1156만~1148만원), 레이(1355만~1580만원)과 비교해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 ▲ 캐스퍼가 국내 경차시장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
    ▲ 캐스퍼가 국내 경차시장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
    다만 캐스퍼가 경차 수요만 잠식하고 타깃 고객층이 일부 겹치는 소형 SUV와의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소형 SUV가 경차에 비해 비싸지만 성능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현대차 베뉴와 르노삼성 XM3의 경우 가격은 1689만~2236만원(베뉴), 1787만~2219만원(XM3)으로 캐스퍼에 비해 비싸지만 최대출력은 둘 다 123마력이다. 기아 셀토스 1.6도 가격은 1944만~2543만원으로 더 높지만 최대출력은 177마력에 달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오란만에 국내 경차시장에 신차가 등장한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시도라고 본다”면서 “해치백인 모닝, 스파크에 비해 캐스퍼는 경형 SUV에 최신 사양을 갖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도 진단했다. 

    이어 “캐스퍼의 가격이 흥행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엔트리카 고객층은 가격에 민감해 다소 높게 책정될 경우 일부 수요가 소형 SUV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