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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의 전망치를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2%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자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전 10시 35분 기준 전장(5만5400원)보다 2.53% 오른 5만6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1.08% 내린 5만4800원으로 출발했지만, 이내 상승 전환해 빠르게 오름폭을 키웠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919만주, 5134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30.5% 오른 6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29.19%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5조원으로 이전 분기보다 5.18%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 10.65% 증가했다.

    이는 당초 증권가의 추정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7조4035억원, 영업이익 7조9705억원이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HBM·서버향(向) 메모리 수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기대보다 지연됐다”며 “여기에 스마트폰, PC 수요 둔화로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적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또한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 HBM에 대해 신뢰를 보내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앞서 지난 7일(현지 시각) ‘CES 2025’에서 엔비디아가 발표한 새로운 GPU(그래픽 처리 장치)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마이크론의 GDDR7 제품이 사용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빠지면서 주가도 약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황 CEO는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는 HBM을 열심히 개발하고 있으며 곧 성공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테스트에 왜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서둘러서 하려고 한다(impatient)”며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하지만, 할 수 있다”며 “그들은 매우 빠르게 일하고 있고 매우 헌신적”이라고 부연했다.

    황 CEO는 SK 최태원 회장과의 회동 계획도 밝혔다. 최 회장은 CES 참관차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이번 CES 기간 최 회장과 만날 예정”이라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실적 반등 구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80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7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의 감소가 예상되지만, 이를 지나면 D램(DRAM)과 파운드리가 전사 실적의 반등을 이끌어가기 시작할 것”이라며 “D램은 유통 재고 건전화 및 HBM3e 사업 본궤도 진입으로 인해 2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설 전망이며 파운드리는 엑시노스·CIS 가동률 상승에 따라 영업적자가 축소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IT 수요 약세로 메모리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이지만, 일반 D램은 여전히 보수적인 공급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생산 증가 폭이 제한적”이라며 “브로드컴을 필두로 맞춤형 반도체(ASIC)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HBM 케파는 경쟁사 대비 운영 여력을 확보한 만큼 HBM 매출액 상향 가능성 또한 상존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