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개단지중 35곳 '흥행실패'…지방 60% 집중'무거 비스타동원' 등 0%대 청약단지 수두룩"실제 계약률 더낮아"…잔여물량해소 하세월
  • ▲ 한 신축 분양아파트 견본주택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한 신축 분양아파트 견본주택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시공능력평가 58위'인 신동아건설이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건설업계 줄도산 '핵심뇌관'으로 미분양이 꼽히고 있다.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후미분양이 4년4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이미 통제 가능한 한계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에 분양사업장이 몰린 중견·중소건설사 경우 청약미달률이 70%를 웃돌아 운전자금이 묶이면서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일 뉴데일리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시평 상위 10대사를 제외한 중견·중소건설사 분양사업장은 총 49곳으로 이중 35곳(71.4%)이 1·2순위청약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직전년 같은기간 중견·중소건설사 사업장 61곳 가운데 34곳(55.7%)에서 미달이 발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새 청약미달률이 15.7%p나 뛴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미달단지 60%가 서울·인천·경기를 제외한 지방에서 나왔다. 충남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세종이 각각 3곳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지역 경우 평택·양주·문산 등 서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외곽지역에서 미분양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일부 주택형 미달에 그치지 않고 0%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도 적잖았다. 예컨대 지난해 10월 동원개발(시평 31위)이 시행·시공을 맡아 울산에 공급한 '무거 비스타동원'은 477가구 모집에 60명만 1·2순위 청약을 접수해 경쟁률이 0.13대 1에 그쳤다.

    금성백조주택(64위)이 시행·시공을 맡아 충남 청양군에 분양한 '청양 금성백조 예미지 퍼스트클래스'도 178가구 모집에 청양통장이 31건만 접수돼 0.17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충남 공주시에 공급된 '유구CITY아파트'는 44가구 모집에 나섰지만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그외 △울산 다운2지구 우미 린 어반파크 △둔산 해링턴 플레이스 리버파크 △천안 두정역 양우내안애 퍼스트로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등 단지가 0%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 ▲ 한 신축 분양아파트 견본주택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회복세를 보이던 분양시장이 다시 얼어붙으면서 미분양물량 소진속도도 더뎌지고 있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중견이나 지역건설사 분양단지는 1군 브랜드단지에 비해 잔여물량 해소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며 "요즘 같은 분위기에선 준공후미분양으로 넘어가지만 않아도 다행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전국 미분양이 줄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지만 신규분양 감소 등으로 인한 '착시현상'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 평가다. 국토부가 발표한 '11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 6만5146가구로 전월대비 690가구(1.0%) 줄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분양 단지가 줄어 표면상 미분양 수치가 낮아진 것일뿐 분양시장이 회복된 게 아니"라며 "미분양단지중 상당수가 건설사 요청으로 비공개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준공후미분양은 전월대비 1.8%(337가구) 늘어난 총 1만8644가구로 집계되며 2020년 7월 1만8560가구이후 4년4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중견건설 B사 관계사는 "청약홈에 게재되는 경쟁률은 허수나 다름없다"며 "부적격이나 자금부족으로 중도하차하는 당첨자가 많아 실제 계약률은 훨씬 낮은 사업장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겨울 비수기인 점을 고려해도 분양경기가 너무 좋지 않다"며 "탄핵정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불안정성이 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