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2030년 전차종 전기차로GM, 31조 투자-전기차 30종 개발토요타, 하이브리드 거쳐 전고체로 승부수
  • IAA 모빌리티 2021에서 공개된 벤츠의 마이바흐 EQS 인테리어 모습. ⓒ벤츠코리아
    ▲ IAA 모빌리티 2021에서 공개된 벤츠의 마이바흐 EQS 인테리어 모습. ⓒ벤츠코리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에 ‘탈 내연기관’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미국 브랜드들이 전동화 전환에 방점을 찍은 반면 일본차의 대표주자인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를 거쳐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승부는 건다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5년 내연기관 엔진 연구를 중단하고 2030년부터 전 차종을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벤츠는 이를 위해 400억유로(약 5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의 올라 칼레니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IAA 모빌리티 2021’에서 “전동화는 배출가스를 제로로 만들기 위한 핵심 경로”라며 “자동차 업계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도 지난 7월 ‘NEW AUTO’ 전략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판매한다는 목표다. 2029년까지 전기차 75종을 출시하며, 2035년부터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한다. 
  • 메리 바라 GM CEO가 'CES 2021'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한국GM
    ▲ 메리 바라 GM CEO가 'CES 2021'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한국GM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은 2035년 이후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다. 2025년까지 5년간 연구개발(R&D)에 270억달러(약 31조6000억원)을 투자해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은 2030년까지 100%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는 올해 1월 CES 2021에서 “현재 전 세계 전기차 보급률은 3% 수준에 머물러있지만 곧 달라질 것”이라며 “전 세계가 완전 전동화의 미래로 바뀌기 시작할 것이며, 그 변화를 GM이 이끌겠다”고 발언했다. 

    포드는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의 40%를 전기차로 달성하고, 2030년부터 유럽에서는 전기차만 판매한다는 목표다. 포드는 올해 초 2025년까지 220억달러(약 25조8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5월에 300억달러(약 35조원)으로 증액했다. 내년에는 픽업트럭 ‘F-150’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글로벌 업체들이 앞다퉈 전동화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현재 테슬라가 전기차 분야를 주도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추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본 브랜드는 미국, 독일 업체들에 비해 전동화 전환에 뒤쳐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기차로 바로 전환하지 않고 자신들이 강점이 있는 하이브리드차를 중간 단계로 거친 후 전동화 경쟁에 뛰어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 토요타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전고체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연합뉴스
    ▲ 토요타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전고체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연합뉴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토요타 등 일본 브랜드는 하이브리드에 의존하면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경쟁 업체보다 전기차 전환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했다. 

    토요타는 지난 7일 ‘배터리 및 탄소중립에 대한 미디어 설명회’에서 전동화 차량 개발과 관련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마에다 마사히코 기술책임자는 “하이브리드 차량 3대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는 전기차 1대와 거의 비슷하다”면서 “전기차 외에 하이브리드차를 활용하는 것도 탄소중립에 접근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계획도 제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안정성이 높고 저장용량이나 충전시간 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토요타는 2020년대 후반까지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제작했고, 같은 해 8월부터 시험 주행을 진행하고 있다. 

    혼다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연료전지차의 비중을 20%로 올리고 나머지는 하이브리드차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이후 2040년부터는 전기차와 연료전기차만 판매한다. 

    정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장점이 많기 때문에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동화 분야의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다만 현재 기술수준으로는 상용화에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 없어 기술개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