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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분할 확정… 남은 과제는

임시주총서 분할 안건 통과… 15일 후 공식 출범
SK이노 주식 배당 가능케 정관 변경… 추가 주주환원책 관심
"IPO, 시장서 밸류 제대로 인정받을 때… 다른 조달방안 고려"

입력 2021-09-16 15:39 | 수정 2021-09-16 15:39

▲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현장.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부문 SK배터리(가칭)가 보름 뒤 본격 출항한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에 따른 반발에도 무난히 통과했다는 평이다.

다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당장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높여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또 재원조달 방안으로 꼽혔던 IPO를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히면서 가중된 채무 부담을 덜어내는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

16일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모두 승인됐다고 밝혔다.

두 신설법인의 분할 안건은 80.2%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이외에 지배구조헌장 신설, 이사회 내 위원회 명칭 변경, 이익의 배당은 금전, 주식 및 기타 재산으로 할 수 있는 조항 신설 등 일부 정관 개정 안건도 97.9% 찬성으로 통과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배터리 및 석유화학 사업이 가진 경쟁력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두 사업에 대한 분할을 의결한 바 있다.

사업 분사 발표 이후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국내외 의결권 자문 기관들이 대부분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분사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은 상반기 기준 ㈜SK 등 특수관계인 33.4%, 국민연금 8.05%, 소액주주 27.48%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기관은 26%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대다수 기관투자자·외국인들이 SK이노베이션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분사안 의결로 SK배터리(가칭)와 SK E&P(가칭)는 10월1일부로 각각 정식 출범하게 됐다.

이번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게 되며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각각 신설되는 회사로 이전된다.

▲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다만 이번 분할을 두고 소액주주들과 국민연금 등의 반대를 받아왔던 만큼 향수 사업 성장 확대 및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SK이노베이션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부는 분할 후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편입되지만,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신설법인의 주식을 직접 보유할 수 없다. 때문에 배터리 사업 분할 발표 직후 주가가 8%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역시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다만 이날 승인 안건 가운데 '이익 배당은 금전, 주식 및 기타 재산으로 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함에 따라 그간 금전 배당만 가능했던 데에서 SK이노베이션의 자사주를 받을 수도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SK배터리 신설법인을 물적분할함에 따라 신주를 받지 못하는 기존주주들의 반발을 달래기 위한 '주주환원' 방안의 하나로 해석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현물 추가는 배당 재원을 다양하게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는 2021년 실적이 가시화되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연간 실적 및 성장을 위한 투자 수요, 재무구조와 시장 기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신설법인과 존속법인 사업 역량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배터리의 경우 시장에서는 내년 중 IPO를 통해 투자 여력을 확대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이날 김준 총괄 사장은 시기를 특정짓지 않았다.

김 총괄 사장은 "SK이노베이션 안에 여러 사업이 묶여 있다 보니까 배터리 사업의 가치 자체가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독립법인에서는 성과와 관련된 부분이 명확히 분리될 것이고, 성장과 관련된 로드맵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시장 인식이 더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배터리 자체로도 현금 창출 영역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런 부분들을 시장에 좀 보여주고, 프로그레스로 확인시키면서 적절한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2023년 86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해 가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아울러 ESS, 플라잉 카, 로봇 등 새로운 배터리 적용 시장을 확장하고 배터리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의 실행도 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글로벌 탑티어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기 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시장으로부터 적정한 사업 가치를 평가받아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총괄 사장은 "IPO를 배제하고 있진 않지만, 다른 조달방안들도 많은 만큼 다양하게 고려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대한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며 "계속 투자 수요라든지, 재원에 대한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부분에 어떤 식으로 효과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주주들을 포함해서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기준 SK이노베이션의 부채 규모는 28조원대로 2017년 상반기 13조원에서 115% 급증했으며 이 기간 부채비율도 70.5%에서 163% 크게 뛰었다. 차입금 역시 4조6826억원에서 14조원대로 불어났으며 차입금의존도는 24.9%에서 81.4%로 악화했다.

이와 관련,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배터리 사업은 중장기 성장잠재력에도 적극적인 사업 확장 및 생산능력 확대로 인한 대규모 자금 소요와 중장기적인 투자성과의 변동성이 재무안정성 측면의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계획된 중장기 투자 규모는 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향후 현금흐름과 재무구조가 크게 변동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추가적인 현금 확보 규모와 방식 등은 신용도 측면의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총괄 사장은 배터리 안전성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스토리 데이에서 말했다시피 배터리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 안전"이라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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