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 14편성 추가 구매…예타 작년말 이미 통과코레일노조 "수서발 KTX가 바람직"…25일 파업예고SR, 2년 연속 적자 예상…매출 5300억·적자 306억 전망
  • ▲ SRT.ⓒ연합뉴스
    ▲ SRT.ⓒ연합뉴스
    수서고속철(SRT) 전라선 투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SRT를 운영하는 ㈜에스알(SR)은 연내 투입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코레일 1노조)은 KTX 수서역 투입을 주장하며 실력행사에 나설 채비다.

    16일 권태명 SR 대표이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RT 전라선 투입과 관련해 "투입할 열차 차량 정비는 이달 말쯤 완료된다. 코레일과의 공동시설 사용 관련 협의, 직원 교육, 선로 면허 등 내부 절차가 남았다"며 "연내 투입할 수 있게 힘쓰겠다"고 밝혔다.

    SRT 개통 이후 지역에선 SRT 전라선 운행 요구가 빗발쳤다. 열차 차량 32편성을 보유한 SR은 SRT 전라선 투입 등 운행노선 확대를 위해 그동안 자력으로 신규 차량 14편성 구매를 추진해왔다. 추가 열차 구매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는 지난해 말 통과했지만,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가 터지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했고, 동력분산식 신규 차량을 수용하기 위한 차량기지 개량 등의 선결 조건이 제시되면서 사업 추진이 늦어졌다. 권 대표이사는 "동력분산식 열차를 제작하려면 발주 후 통상 5∼6년이 걸린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차량을 도입하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코레일 1노조는 국토교통부의 SRT 전라선 투입 계획과 사측의 소극적인 임금·단체협상 태도에 반발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9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상 난항을 이유로 쟁의 발생을 결의했고, 16일부터 사흘간 파업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한다.

    코레일 1노조는 표면적으로는 지지부진한 임단협을 파업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임단협보다 국토부의 SRT 전라선 투입 강행 방침을 더 중요한 투쟁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코레일과 SR의 수평통합을 주장하는 코레일 1노조로선 SRT 전라선 투입이 통합에 역행하는 '분리 운영' 알박기로 이해되는 셈이다. 코레일 1노조는 SRT 전라선 투입 대신 여수까지 운행하는 KTX 열차를 수서역에 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코레일 1노조는 국토부가 SRT 전라선 투입을 철회하지 않으면 오는 25일부터 파업과 준법투쟁에 들어간다는 태도다.

    다만 철도업계 일각에선 적자 누적에 코로나19 방역 차질에 따른 비난 여론 등을 의식해 코레일 1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는 게 녹록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코레일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SRT가 정상운행하면 비난여론이 거세지면서 수평통합 논의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권 대표이사는 SR 노조의 철도파업 동참과 관련해 "연대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코레일이 파업하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철도파업 당시 운행 관련 안내.ⓒ연합뉴스
    ▲ 철도파업 당시 운행 관련 안내.ⓒ연합뉴스
    한편 권 대표이사는 올해 SR이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지난해 매출이 30% 준 데 이어 올해도 2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R의 올해 매출액은 5300억원쯤으로 지난해보다는 12% 늘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20%쯤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영업적자는 30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적자 폭이 31%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 대표이사는 SRT 입석과 관련해선 "안전에 지장 없는 범위에서 일부 도입하기로 정부와 협의했으나 코로나19로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며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이사는 코레일과 SR 통합 문제에 대해선 "주장이 첨예한 사안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철도 운영의 효율을 높이고 이용객 편의와 안전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 권태명 SR 대표이사.ⓒ연합뉴스
    ▲ 권태명 SR 대표이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