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신중 모드"건설 매각, 재무구조 개선 기여 못해""친환경 신재생 기술 구축에 역량 집중해달라"
  • 채권단 관리체제 조기졸업을 앞둔 두산그룹과 산업은행이 다소 엇갈린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채권단 관리를 졸업해 완전한 기업 체질 전환에 나서겠다는 두산과 달리 채권단은 신중한 모습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초 완료되는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 결과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외부기관의 재무진단을 거쳐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앞선 두산건설의 매각이 재무안정성에 크게 기여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19일 두산중공업은 사모펀드인 큐캐피털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두산건설의 발행주식 54%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2580억원이다. 두산중공업은 4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두산은 큐캐피털파트너스가 두산건설 워크아웃 작업 등을 끝낸 후 재매각을 할 시기가 오면 46%의 지분을 함께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중공업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중 7000억원을 채무 상환에 쓰겠다고 했다. 나머지 2470억원의 잔액도 내달께 모두 갚을 계획을 밝혔다. 

    이번 건설 매각 및 중공업의 유상증자를 통해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연내 졸업하겠다는 게 두산 측의 판단이다. 

    하지만 채권단의 생각을 달랐다. 

    이 회장은 "두산은 차입금 감축을 통한 유상증자 등을 추진할 계획을 채권은행 앞으로 전달해왔다"면서 "다만 이번 건설 매각 등은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하지 못했고 MOU 체결 위해 추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관련 부처와 협의를 통해 두산의 구조조정 조기 졸업을 결정하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만 이 회장은 "두산은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대형풍력수소 등 친환경 신재생 기술 구축에 역량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두산중공업은 1조5000억 유상증자를 통해 수소터빈,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 사업포트폴리오에 대한 투자를 적시에 진행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수소터빈 분야 약 3000억원, 해상풍력 분야 약 2000억원을 비롯해, SMR와 청정 수소의 생산·공급, 연료전지, 수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다각적인 투자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와 함께 3D 프린팅, 디지털, 자원 재순환 등 신규 사업도 사업화의 속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견인할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 자금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도 개선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