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노조, 13일 교섭 결렬 시 파업 예고'이직 정보 공개' 담은 역량강화 TF 추진 검토성과급 EVA 산식 공개·투자 비용 투명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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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이 2026년 임금교섭이 오는 13일에도 진전되지 않을 경우, 빠르면 1월말 총회를 열어 파업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총회 안건에는 ‘역량강화 TF’를 상정해 SK하이닉스 등 경쟁사 보상·근무조건을 공유하고, 경쟁사 이직 관련 정보를 자료 형태로 공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노조가 교섭 압박 수단으로 ‘이직 정보 공개’까지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에서 성과보상 체계를 둘러싼 불만이 노조 가입 확대로 이어지는 가운데,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핵심 인력 유출 우려와 생산거점의 노사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전삼노(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동행노조와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임금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최근 4차 본교섭까지 뚜렷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다음 교섭(13일)에서도 회사 측의 교섭 의지가 없으면 총회를 열고 파업까지 염두하고 있다”고 밝혔다.◇역량강화 TF 카드 … 경쟁사 채용 공고 게시·이직 정보 공개 검토이번 갈등의 핵심은 노조가 총회 안건으로 예고한 ‘역량강화 TF’다. 노조는 TF를 통해 경쟁사 보상·근무조건 관련 게시판을 홈페이지에 구성하고, 연봉·성과급 구조, 워라밸, 평가제도 등을 비교 공유하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 직원들이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로 이직할 수 있는 방법을 자료 형태로 정리해 공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노조는 TF가 ‘노사 합의 시 종료’될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교섭이 공전할 경우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파업을 염두에 둔 운영위원회 회의도 예고했다. 운영위 안건에는 파업 참여자 보호 장치 마련(징계·인사조치·평가 불이익 대응)과 노무사·변호사 선임 및 비용 부담 방안이 포함됐다. 파업 준비와 소송, 참여자 보호를 위한 신분보장기금 설립, 파업 기간 조합비를 5만원으로 일시 상향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라고 밝혔다.◇성과급 ‘EVA 산식’ 공개 요구 … "투자 많이 할수록 불리" 주장노조가 내건 1순위 요구는 성과급 투명화다. 초기업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OPI)이 EVA(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으로 산정되면서 자본비용 등이 반영돼 투자 규모가 큰 조직일수록 성과급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산식과 반영 항목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예측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했다.최 위원장은 “반도체는 투자 규모가 크다 보니 투자를 많이 하면 할수록 자본비용만큼 빠져 성과급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며 “얼마를 투자해 어떤 비용이 반영됐는지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조는 개선 방향으로 영업이익 연동 모델 전환과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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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유출 신호와 생산거점 노사 리스크 동시 확대노조가 “이직 정보 공개”를 공언한 배경에는 반도체 인력 시장의 긴장감이 깔려 있다. 초기업노조는 최근 SK하이닉스 채용 공고의 우대 요건이 삼성전자 경력직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삼성전자에서 SK하이닉스로의 실제 이탈 규모를 보여주는 공식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노조는 생산거점인 평택 사업장 조합원 비중이 높다고도 강조했다. 평택의 생산·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교섭 장기화 자체가 반도체 공급능력과 조직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이번 임금교섭은 성과급 산식 공개·개편 요구가 관철될지, 총회와 쟁의 절차로 확전될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노조가 예고한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갈등은 임금 문제를 넘어 인재 확보 경쟁과 생산거점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