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네트워크 허브 역할로 고객과 윈윈하는 영업전략"잘하는 분야 집중"…안정적 플레이로 주식 투자대회 수익률 100%"무리는 금물"…다양한 시나리오로 리스크 대비
  • ▲ 홍광직 유안타증권 W프레리스티지(Prestige) 강북센터 PB ⓒ강민석 기자
    ▲ 홍광직 유안타증권 W프레리스티지(Prestige) 강북센터 PB ⓒ강민석 기자
    하루종일 주식 생각만 하는 '주식 덕후'.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유안타증권 W프레리스티지(Prestige) 강북센터 홍광직 PB(차장·사진)는 다양한 자산군에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대신 오로지 주식만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방식을 택한다. 주식에 올인하는 이유는 그만큼 자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그는 한 언론사 투자 대회에서 독보적 1위를 기록했다. 최종 누적 수익률 100%를 달성하면서 PB들 사이에선 제법 회자됐다. 그는 운이 좋았다고 표현하지만 하루의 일상이 주식으로 시작해 주식으로 끝나는 부지런한 그의 매매 플레이 덕분이다. 당시 타사 PB들 사이에선 그의 안정적인 매매 스타일에 대한 호평이 오갔다.

    매일 새벽 5시, 주식 덕후의 일상이 시작된다. 장 시작 전 매일 3~4시간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으로 그날 장 중 전략을 짜는 데 할애한다. 수없이 많은 매매를 해왔지만 여전히 그는 날마다 플랜 A부터 B, C까지 종목별, 장 상황별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한다. 처음부터 치밀하게 리스크 관리에 대비했던 건 아니었다. 주식 고수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뼈아픈 경험이 홍 PB에게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신문 읽기를 즐겼다. 경제 지면은 특히 흥미로웠는데, 이따금 나오는 증권맨들은 그에게 막연한 동경 대상이었다. 대학에 입학해선 증권 관련 자격증을 취미 삼아 따기 시작했다. 주식이 재밌어서 대학생 모의투자 대회에도 나가고, 그저 신나게 주식 투자를 하던 시기다. 이 모든 게 증권사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즐겁고 재밌어서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덕후'였다. 

    2007년, 주식투자가 신나고 즐겁기만 했던 그에게 첫 시련이 찾아온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대출 채권이 터지면서 거대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고, 역사적인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주식시장은 무너졌으니 그동안 번 수익을 몽땅 토해냈고, 당시 취업준비생이던 홍 PB에겐 취업난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무한 낙천가 성격의 그에게 인생 첫 '현타'(현실 자각타임)를 준 기억이다.

    "어려서부터 뭘 하든 좋은 걸 열심히, 자신감 있게 하자 하는 성격이에요. 하다보니 장이 좋아서 돈을 벌었던 건데 그게 제 실력인 줄 알았던 거죠. 당시는 멘토도 없이 스스로 좌충우돌하며 방법을 찾아갔어요. 어떤 철학이 있던 것도 아니고, 해본 경험도 없으니 크리티컬한 리스크에 대응할 줄 몰랐죠."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0년 유안타증권의 전신 동양증권에 입사했지만 이후로도 주식 인생이 평탄치만은 않았다. 입사 후 초반 몇년은 'PB'라는 타이틀에 적합한 자신만의 영업방식, 인사이트와 철학을 갖고 만들어가기보단 여느 직장인이 그렇듯 회사 내 역할과 업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2013년 동양 사태가 터지고 회사 주인이 바뀌면서 한동안은 내적 외적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레코드를 쌓아가기 시작한 건 4년차 즈음, W프레스티지 강남센터에 있을 때다. 이전엔 주로 오퍼레이션을 받아 단순히 주문만 넣어왔다면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영업을 통해 발전시켜가기 시작했다. 상당한 성과에 특진까지 했던 그에게 2018년 한 번의 위기가 더 찾아온다. 강한 신념을 갖고 베팅했던 투자로 지금까지 쌓아온 게 송두리째 사라졌다. 그야말로 빈손이 되면서 신입사원 같은 마음으로 기존 모든 것을 타파하게 된 계기가 됐다. 
  • ▲ 홍광직 유안타증권 W프레리스티지(Prestige) 강북센터 PB ⓒ강민석 기자
    ◆홍광직 브랜드 찾게하는 영업전략…"주식 네트워크 허브 역할"

    때마침 W프레스티지 강북센터로 인사 이동이 있었다. 덕분에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든 무언갈 만들어내기 위해 내달릴 수 있었다고 한다. 홍 PB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기초체력을 다지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지지적인 지점 분위기도 시너지가 됐다. 현재 홍 PB가 주식업계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갈 수 있던 것은 그 덕분이다.

    홍 PB는 못하는 것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 멀티플레이어가 되기보단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성향상 관심이 없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대신 전문가 도움을 받는다. 대신 전문가 풀을 주변에 확보하기 위해 각 분야 고수, 덕후를 찾아 적극적으로 교류한다.

    영업사원과 고객 간 통상 형성되는 갑과 을의 설정은 그의 영업 철학과 맞지 않다. 그와 거래를 하면 고객은 물론 PB까지 모두가 이익이 나는 윈-윈 관계여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그의 생각이다. 거기서부터 그의 영업 전략은 짜여진다.

    시황 상담이나 종목 상담은 지양하는 대신 주식 분야와 관련한 네트워크를 쌓는 데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할애한다. 선수들이 그를 찾는 이유는 주식 분야에서 일종의 허브로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분야 브랜드 가치로서의 '홍광직'이 되기 위해, 다양한 정보가 모이는 곳으로서 고급 정보나 키(Key)맨 간 연결고리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좋은 딜을 따낼 수 있는 것도 이같은 핵심 네트워크가 있기에 가능하다.

    "모든 게 원점에서 시작했기에 매매할 자산도 없었어요(웃음). 가만히 앉아 책상에 엉덩이를 붙일 시간에 고수를 찾아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했죠. 몇년간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어요. 어느덧 쌓여서 그 네트워크가 선순환하는 순간이 오자 가속도가 붙고 훨씬 수월해지더라고요."

    그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주식에 특화된 영업을 하기로 마음먹은 후로는 PB로서의 그의 삶은 오로지 주식에 집중돼 있다. 주식투자만을 원하는 고객들을 케어하기에 그의 고객들은 소위 '선수'가 많다. 선수들이 홍 PB를 찾는 이유는 딱 하나다. 그들의 주식투자에 필요한 무언가를 분명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

    홍 PB가 차근차근 쌓아간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얻은 대표적인 성과는 지난해 상장한 증강현실(AR) 솔루션업체 '맥스트' 투자다.그는 교류하는 밴처캐피탈(VC)과 함께 지난 2019년 신탁상품 투자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주식시장엔 메타버스 불었지만 당시만 해도 시장의 기대보단 의문이 컸다. 코스닥이 연일 신저가를 찍는 등 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았다. 홍 PB는 기술기업에 대한 탁월한 투자 인사이트로 정평난 투자가의 조언 등 치밀한 시장조사에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투자한 지 2년도 안 돼 코스닥에 상장된 맥스트는 국내 증시 사상 3번째로 '따상상상'(상장 사흘 연속 상한가)에 성공했고, 한 달여 만에 400% 넘게 상승했다. 그의 고객들은 최소 17배에서 20배까지 수익을 봤다.
  • ◆"무리는 금물, 리스크 대비해야…지수 닫힌 구간, 방망이 짧게"

    홍 PB는 자신의 실패와 성공을 담담히 토해냈다. 크고작은 변곡점을 지나온 현재, PB로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그 과정을 통해 마음에 새긴 건 '무리하지 말자'다. 공격적인 베팅도 하지만 확실하단 확신이 설 때다. 그마저도 여러 시나리오를 세워 예기치 못한 리스크에 대비한다.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는 후배들에게 거듭 강조하는 점도 이 지점이다.

    "여러번 깨지면서 느낀건 시장은 매일 기회를 준다는 겁니다. 후배 PB들이 조바심을 엄청 많이 느끼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 그랬었기에 이해도 되죠. 어떤 투자도 100%라는 게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해요. 잘되는 시나리오, 잘 안되는 시나리오, 그밖에 상황까지 항상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치밀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PB로서는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그는 갈 길이 멀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광직 PB가 검증했다' 하면 굳이 긴 설명이 필요없는 PB가 되는 게 그의 목표다. PB로서 브랜드를 만들고, 자신감을 쌓아가기 위해 여전히 다양한 방향의 네트워크를 확장해가고 있다.

    일방적인 악재,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튀어나오는 요즘 같은 장은 홍 PB에게조차 쉽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에겐 더더욱 대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수혜주를 찾아 방망이를 짧게 잡는 전략을 추천한다.

    "오랜 투자가들도 이런 시장은 처음 본다고들 해요. 저도 1, 2월 정말 대응하기 힘들었어요. 앞으로도 시장은 위 아래로 닫힌 구간이 계속 될 겁니다. 추세가 없는 구간은 소위 선수들의 시장이라고 해요. 개인 대응이 어렵다면 결이 잘 맞는 전문가를 찾아 기민하게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어요. 모멘텀을 받을 수 있는 테마를 찾아 짧은 호흡의 매매를 추천합니다. 지난 2020년의 활황 장세는 빨리 잊어야 해요."